롯데케미칼이 업황부진의 직격탄을 맞았다. 2019년 3분기 기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에 비해 반토막 이상 났다. 지난 1일 자회사인 롯데첨단소재를 흡수합병하며 출범한 통합법인으로 실적 개선을 꾀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10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롯데케미칼의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 기업의 3분기 누적 기준 실적지표가 모두 쪼그라들었다.
지난 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액은 7조712억 원으로, 직전년도 동기(7조8515억 원) 대비 9.9%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조4268억 원에서 6932억 원으로 51.4%, 당기순이익은 1조2897억 원에서 5428억 원으로 57.9%씩 쪼그라들었다.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세계 경기 악화와 다운 사이클에 진입해 업계 전체가 수익성 하락을 겪고 있는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롯데케미칼은 석화업계 타 기업 대비 전통 석유화학사업에 집중하고 있어 업황 부진에 직격탄을 맞았다.
수익성 지표도 악화됐다. 롯데케미칼의 3분기 누적 기준 영업이익률은 2017년 24.1%, 2018년 18.2%로 꾸준히 두 자릿수를 유지했는데, 2019년에는 9.8%로 8.4%포인트 하락하며 한 자릿수로 내려앉았다.
같은 기간 순이익률 역시 18.1%에서 16.4%, 7.7%로 2년 새 10.4%포인트 쪼그라들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해 1월 임병연 대표를 새로운 수장으로 맞이하면서 사업 다각화 등으로 체질 개선에 나섰다. 3월 미국 ECC 완공을 시작으로 여수 PC 증설, 울산 메타자일렌 및 PIA 증설, 현대케미칼과의 HPC 합작 등을 진행했다.
또한 지난 1월1일부로 지분 100%를 소유한 롯데첨단소재를 흡수합병하면서 통합 롯데케미칼을 출범시켰다.
통합 롯데케미칼은 두 사업 분야를 통합하는 한편 기초소재사업 대표와 첨단소재사업 대표체제로 개편, 양 체제로 운영하기로 했다. 통합 케미칼의 대표이사는 김교현 롯데그룹 화학BU장이 겸임하며, 기초소재사업 대표는 임병연 롯데케미칼 대표이사가 유임, 첨단소재사업 대표는 이영준 롯데첨단소재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보임됐다.
석화업계가 불황에 대응하기 위해 각각의 사업 포토폴리오를 새로이 구성하고 있다. LG화학은 전지 사업, 한화케미칼은 태양광 사업에 힘쓰는 모양새다. 그 가운데 롯데케미칼은 통합법인으로 전통적 석유화학에 집중하는 한편, 스폐셜티 제품 등 첨단소재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혀 사업포트폴리오를 단단히 구축하고, 원료구매처를 다변화해 실적 개선에 나선다는 방침을 세웠다.
한편, 김교현 통합 대표는 시무식에서 "올해는 통합 롯데케미칼의 원년"이라며 "2030년 글로벌 탑7 비전 목표 아래 조직을 재구성하고 제품과 지역적으로 균형잡힌 포토폴리오를 운영하고 확장해 나갈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