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ESS·데이터센터'에 무게…수익성 개선 가속

1분기 영업손실 1556억으로 축소, 미국 ESS 현지 생산 확대로 AMPC 증가…유럽 EV 회복 속 'IAA' 논의도 기대 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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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삼성SDI, ESS·데이터센터 무게중심 이동…수익성 방어 가속
삼성SDI가 북미 전기차(EV) 수요 정체로 적자를 이어가는 가운데, 미국 현지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생산과 데이터센터용 고부가 제품군을 앞세워 손실 폭을 줄였다.

14일 데이터뉴스가 삼성SDI의 2026년 1분기 실적발표를 분석한 결과, 영업손실은 1556억 원으로 전 분기(2992억 원), 전년 동기(4341억 원) 대비 각각 적자 폭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 현지 ESS용 배터리 생산·판매가 늘면서 첨단제조셍산세액공제(AMPC, 805억 원) 수취액이 확대된 영향이다. 삼성SDI는 지난해 4분기부터 미국 스텔란티스 합작법인 스타플러스에너지(SPE)에서 일부 생산라인을 전환해 ESS용 NCA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다.

또한 신재생에너지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수요가 늘고 있는 원통형 배터리 내 BBU향 매출 비중이 빠르게 커지고 있는 점도 실적 방어에 주효했다. 회사는 지난해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BBU 매출 비중은 전년(2%) 대비 확대된 11%라 밝힌 바 있다. BBU는 정전 시 순간적으로 강한 출력을 내야하므로 고성능 제품이 사용되며, 이는 소형전지 사업 내에서도 고부가 제품군으로 분류된다. 최근 북미 시장 내 비중국산 제품 선호가 뚜렷해진 점도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안정적인 ESS 사업부 실적과 함께 유럽 시장의 회복과 정책 환경 변화가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유럽 전기차 인도량은 115만 대로 전년 동기 대비 26.7% 증가했으며 점유율은 56.8%를 기록했다. 반면 북미는 30만 대로 28.2% 감소했으며, 점유율은 14.6%로 축소됐다.

삼성SDI도 컨퍼런스콜에서 유럽 전기차 시장 수요 개선세에 맞춰 2분기부터 유럽 볼륨모델향 신규 프로젝트 양산 예정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일부 라인은 LFP 전환과 최신 공법 개조로 헝가리 공장 가동률이 하반기 70% 이상으로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북미는 전기차 시장이 부진하지만 ESS는 수요가 늘고 있으며, 현지 생산에 따른 AMPC 확대도 실적 개선 요인으로 기대되고 있다. 삼성SDI는 올해 4분기부터는 ESS용 LFP 배터리도 양산해 총 30GWh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출 예정이다. 수주도 확보했다. 회사는 지난해 말 미국에서 2조 원대 ESS용 LFP 배터리 공급 계약을, 지난 3월에는 미국 에너지기업과 1조5000억 원 규모 ESS용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한편, 일부 증권업계에서는 유럽연합(EU)의 '산업 가속화법(IAA)'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 법안은 유럽 내 부품 조달 비율을 강화하는 내용으로, 3월 4일 초안이 발표됐으며, 6월 18일까지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다만 입법·세부 요건 확정까지 최소 1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NH투자증권은 리포트에서 "유럽의 IAA 발의가 국내 업체들의 신규 수주 가시성을 높이고 있다"며, "완성차 고객 입장에서는 중국으로 치우친 배터리 발주를 국내 3사로 다변화하고, 이 과정에서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확정된 벤츠 수주가 이를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삼성SDI는 지난달 메르세데스-벤츠와 EV용 배터리 공급 계약 체결했으며, 이 물량도 향후 헝가리 공장에서 생산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유럽 업체 내 중국산 비중이 많이 늘다보니 중국산 배터리에 종속될 우려가 있어 IAA 법안을 시행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중국 내부에서 배터리를 만들어 생산하고 수출하는 물량이 많다 보니 중국의 유럽 공장 생산이 본격화되기 전까지 (IAA가) 방어막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며, "국내 업체는 이미 유럽에 공장을 가동하고 있고, 유럽 전기차에 공급하는 배터리 대부분을 현지에서 만들고 있어, 중장기적으로 봐야겠지만 당장은 긍정적인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혜연 기자 phy@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