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전기차(EV) 수요 정체 장기화로 실적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북미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을 겨냥한 LFP(리튬인산철) 수주와 현지 생산 라인 전환을 축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재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8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삼성SDI의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2024년 4분기 영업손실 2567억 원을 기록하며 분기 적자로 전환한 이후 2025년 3분기 누적 기준 1조4232억 원의 적자를 기록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전방 수요 둔화로 가동률과 고정비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배터리 업계는 ESS로 무게중심을 옮기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와 맞물려 설치량이 빠르게 늘고 있어서다. 우드맥킨지와 미국청정전력협회(ACP)는 2025년 3분기 누적 설치량이 이미 2024년 연간치를 넘어섰으며, 향후 5년간 미국 전역에서 약 93GW의 저장장치가 추가 설치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SDI 내 ESS 사업 비중도 늘어나고 있다. 이달 발간된 증권사 리포트 2건(다올투자증권·NH투자증권)을 종합한 결과, 이 회사의 전체 매출 중 ESS 배터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4년 14.6% 수준에서 2025년 23%대 중반(23.5~23.7%)까지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 리포트별 추정치는 ESS 매출 2조8310억~3조460억 원 수준이다.
현재 삼성SDI는 울산 사업장에서 ESS용 NCA 기반 삼원계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으며, 미국 현지 거점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025년 10월부터 미국 합작사인 스타플러스에너지(SPE) 1공장(총 33GWh)의 일부 라인(7GWh)에서 ESS용 NCA 배터리 양산을 시작했으며, 2026년 4분기 중 추가 라인을 가동해 ESS용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생산에도 본격 착수할 계획이다.
현지화 노력에 따른 수주 성과도 나타났다. 삼성SDI는 지난 2025년 12월 10일, 미국 시장에 약 2조 원 규모의 ESS용 LFP 배터리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공급 기간은 2027년부터 3년간이다. 이는 앞서 LG에너지솔루션(6조 원 규모)과 SK온(2조 원 규모 추산)이 LFP 수주 물량을 확보한 데 이어 삼성SDI까지 수주 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한편, 증권업계는 북미 ESS용 배터리는 램프업 초기 단계로 단기적인 영업이익 기여도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면서도, ESS 부문 자체는 2025년 4분기에 흑자 전환해 올해 흑자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북미 ESS 라인 전환이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생산량에 연동되는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가 수익성 방어에 힘을 보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증권은 ESS 출하 확대에 따라 2026년 AMPC를 6482억 원으로, 한화투자증권도 2026년 AMPC가 6567억 원(2025년은 2945억 원 추정)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혜연 기자 phy@data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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