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신 기술 발전과 함께 인공지능(AI)이 일상과 산업 전반에 깊숙히 스며들고 있다. 이에 따라 각국은 경쟁적으로 국가 차원의 AI 생태계 지원과 정책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산업 현장에서 AI를 적용해 경쟁력을 높이려는 기업들의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나라도 AI로 새로운 가능성을 여는 ‘AI 국가대표 기업’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설계 분야에서는 ㈜캐디안이 대표주자로 자리잡고 있다. 국내 유일의 CAD(Computer-Aided Design) 프로그램 수출기업이면서 선도적으로 AI를 접목, AAD(AI-Aided Design)를 앞당기고 있는 ㈜캐디안의 여정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AI-CE DWG 모드에서 필요 객체만 모아 새로운 레이어 형성 / 자료=㈜캐디안
국내 대표 CAD 개발기업 ㈜캐디안(대표 박승훈)은 올해 주력 제품군에 AI 기술을 본격적으로 접목하며 CAD 설계 소프트웨어(SW) 패러다임 전환을 선언했다. 전통적인 CAD를 넘어 AI를 기반으로 설계 자동화, 데이터 정규화, 실시간 조언까지 가능한 지능형 설계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AI 고도화가 적용되는 대상은 ‘CADian Pro’ 제품군과 개발 중인 ‘CADian BIM Pro’다. 두 제품은 설계 생산성을 혁신적으로 높이기 위한 AI 기능을 대거 탑재한다.
‘CADian Pro’, 설계자의 손과 눈이 되는 AI 도우미 탑재
㈜캐디안의 대표 제품 ‘CADian Pro 2025’는 AI 기술이 깊숙이 내장돼 기능성과 사용성을 한 단계 끌어올릴 예정이다. 고도화의 핵심은 ‘자동화’와 ‘표준화’다.
◆스마트 블록 기능=AI가 도면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도형이나 객체를 자동 식별하고, 이를 사용자 정의 블록으로 등록해 반복 작업을 자동화하고 도면 일관성을 확보한다.
◆도면 레이어 표준화 기능=동일한 객체를 다양한 레이어에 그려 넣는 오류를 방지하기 위해 AI가 객체 유형을 인식해 자동으로 레이어를 통합 정리해준다. 이는 대형 프로젝트에서의 협업 도면 정리에 큰 도움이 된다.
◆블록 네이밍 표준화=AI가 도면 내 동일 형상을 찾아내고, 동일한 블록 이름으로 통일함으로써 데이터 정규화 및 객체 관리 효율성을 크게 향상시킨다.

▲LLM 기반 ‘CADian 2025 매뉴얼’ Chat 작동 예시 / 자료=㈜캐디안
◆‘CADian Design Assistant’ 탑재=‘CADian Pro 2025’에는 획기적인 기능이 도입된다. AI 에이전트(Agent) 기반 RAG(Retrieval-Augmented Generation) 시스템을 활용한 ‘CADian Design Assistant’ 탑재다.
이 기능은 설계자가 명령어를 입력하거나 음성으로 질문하면, 설계 관련 정보, 명령어 및 명령 진행 방법, 설계 지침 등을 분석해 실시간으로 설계 솔루션을 제시하는 지능형 설계 파트너 역할을 수행한다. 이 기능은 개발 마무리 단계로, 올해 하반기 적용이 목표다.
박승훈 ㈜캐디안 대표는 “‘CADian Pro 2025’의 ‘AI Design Assistant’는 단순한 도움말 기능을 넘어 ‘CADian’이 축적해 온 노하우와 전문성을 집약한 ‘지능형 설계 파트너’”라며 “기존의 CAD가 ‘잘 아는 사람만 빠르게 쓸 수 있는 도구’였다면, 이제 ‘처음 접하는 사람도 쉽게 배우고 활용할 수 있는 설계 환경’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CADian BIM Pro’, 대화하고 판단하는 BIM 설계 AI
㈜캐디안이 개발 중인 차세대 제품 ‘CADian BIM Pro’ 역시 AI 기능을 중심으로 설계되고 있다. 기존 BIM SW가 구조적 데이터 통합에 집중했다면, ‘CADian BIM Pro’는 규정 기반 판단과 2D-3D 변환 자동화에 방점을 두고 있다.

▲현재 테스트 중인 LLM 기반 ‘CADian BIM RAG’ 작동 예시 / 자료=㈜캐디안
박승훈 대표는 “‘CADian BIM Pro’는 법규 검토 과정을 자동화하고, 설계 판단을 실시간으로 보조하는 ‘법률 기반 설계 어시스턴트’로 진화하고 있다”며 “이는 BIM 설계의 완성도와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기술적 전환점이자 설계 실무에 있어 절대적인 혁신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화형 ‘CADian BIM Assistant’ 탑재=설계자는 대화형 인터페이스를 통해 설계 중 발생하는 법적·기술적 문의를 AI에게 바로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이 창호 배치는 일조권 위반인가?”, “건축법상 발코니 확장은 가능한가?” 등의 질문에 AI가 현행 법령과 판례, 기준에 따라 답변을 제공한다.
향후 해당 규정을 위반하는 객체를 AI가 스스로 탐지하고 수정안까지 제시하는 ‘자동 검사 기능’으로 발전시킬 예정이다.
◆‘2Dto3DBIM’ 기능 탑재=2D 평면도 이미지를 입력하면, AI가 공간 구조와 객체 정보를 인식해 단일 층의 3D BIM 모델을 자동으로 생성하는 기능이 포함된다. 이 기술은 다층 평면도와 단면도 정보를 종합 분석해 여러 층에 걸친 BIM 모델을 자동 생성하는 방향으로 진화할 예정이다.

▲다양한 평면도를 기반으로 3차원 BIM 설계 데이터를 생성하는 기능 예시 / 자료=㈜캐디안
이러한 기능들은 건축 설계의 초기 아이디어 단계부터 실무 적용 단계까지 AI가 동행하며 판단을 돕는 구조를 만든다. 특히 법규와 데이터 기반 판단력이 중요한 BIM 설계에서 AI의 보조는 설계 품질을 비약적으로 높이는 역할을 하게 된다.
설계자의 도구에서 설계의 동반자로
㈜캐디안의 이번 AI 고도화는 단순한 기능 추가를 넘어 CAD가 인간과 협업하는 존재로 진화하는 상징적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AI가 단순 반복 작업을 대신하고, 설계자의 의도를 분석하며, 나아가 법규와 현실 조건에 맞는 해결책을 제시하는 존재로 자리잡게 되는 것이다.
한명기 ㈜캐디안 기술연구소 상무는 “2025년은 ㈜캐디안에게 있어 기술적 성숙을 넘어 제품 철학의 진화를 의미한다”며 “AI를 도면 위의 도구로 보는 것이 아니라 설계자와 대화하고 판단하며 함께 설계하는 디지털 파트너로 재정의하는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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