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이 올해 상반기 주요 정유사 중 가장 높은 영업이익을 올렸다. 정유사업의 탈적자, 그리고 '탈정유' 전략 덕이다. 에쓰오일은 대규모 석유화학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등 비정유부문 사업다각화에 힘쓰고 있다.
3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에쓰오일의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매출은 12조558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8조6502억 원) 대비 39.4% 늘었다. 영업이익은 1조2003억 원을 올려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에쓰오일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주요 정유사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에쓰오일에 이어 GS칼텍스가 1조118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고, SK이노베이션(1조90억 원)과 현대오일뱅크(6785억 원)가 뒤를 이었다.
에쓰오일의 영업이익을 사업부문별로 보면, 정유부문이 가장 큰 폭으로 개선됐다. 지난해 정제마진 악화로 인해 적자로 돌아섰던 데 대한 기저효과다. 에쓰오일은 올해 상반기 정유부문에서 4946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비정유사업부문의 선전도 주목된다. 특히 비정유부문은 유가 등 시장상황에 크게 좌우되는 정유사업과 달리 비교적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업의 새로운 버팀목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에쓰오일 석유화학부문의 올해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2조2245억 원과 2323억 원으로 집계됐다. 각각 전사 매출과 영업이익의 18.5%와 19.4%를 차지했다.
에쓰오일은 정유사 가운데 비교적 일찌감치 고수익의 석유화학사업을 확대하는 데 힘썼다. 2018년에는 잔사유 고도화 설비(RUC·ODC)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RUC·ODC는 5조 원을 들여 완공한 에쓰오일의 석유화학 프로젝트 1단계다. RUC에서 중질의 잔사유를 재처리해 휘발유와 프로필렌으로 전환한 뒤 ODC에서 프로필렌을 원료로 폴리프로필렌(PP)과 산화프로필렌(PO)를 만들어낸다. 해당 설비는 지난해 3분기 대규모 정기보수를 완료한 후 최대 가동률을 유지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2030년까지 석유화학사업 비중을 25%로 늘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샤힌(Shaheen, 매) 프로젝트도 새롭게 추진한다. 주요 시설은 석유화학 물질로 전환하는 나프타와 부생가스를 원료로 연간 180만 톤 규모의 에틸렌과 기타 석유화학 원재료를 생산하는 스팀크래커, 고부가가치 함성수지 제품을 생산하는 올레핀 다운스트림인 폴리에틸렌(PE), PP 시설로 구성된다. 이사회의 최종 승인 시 바로 착공해 2026년 완공하는 것이 목표다.
윤활유도 수익성이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1조1857억 원과 4734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7052억 원, 2195억 원) 대비 68.1%, 115.7% 늘었다. 영업이익률도 31.1%에서 39.9%로 8.8%p 증가했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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