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이 2018년 말 가동을 시작한 잔사유 고도화 설비(RUC·ODC)를 통해 석유화학 매출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올해 1분기에는 RUC·ODC에서 생산되는 주요 제품의 수요 증가에 힘입어 1조 원이 넘는 석유화학 매출을 올렸다.
3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에쓰오일의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올해 1분기 석유화학부문에서 1조211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8081억 원) 대비 26.4% 증가했다. 석유화학부문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 685억 원에서 올해 1분기 983억 원으로 47.8% 늘었다.
지난해 말부터 늘기 시작한 산화프로필렌(PO), 폴리프로필렌(PP) 등 주력 제품 수요가 올해 들어서도 상승하고 있다. 미국의 한파 및 유럽 지역 생산차질에 영향을 받았다. PO는 차량과 가전제품, PP는 포장재, 의료용 및 위생용 제품의 원재료로 사용된다.
공급 부족이 겹쳐 스프레드(제품 가격과 원재료 가격의 차이)가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면서 견조한 실적이 가능했다. 올해 1분기 PO와 PP의 납사 대비 스프레드는 603달러와 1640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401달러, 632달러)에 비해 각각 50.4%, 159.5% 상승했다.
PO와 PP 등 고부가 제품을 생산하는 RUC·ODC의 가동 효과도 본격화됐다.
RUC·ODC는 5조 원을 들여 완공한 에쓰오일의 석유화학 프로젝트 1단계로, 2018년 말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RUC에서 중질의 잔사유를 재처리해 휘발유와 프로필렌으로 전환한 후 ODC에서 프로필렌을 원료로 PP와 PO를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이 설비는 지난해 3분기 대규모 정기보수를 완료한 이후 최대 가동률을 유지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석유화학사업 비중을 2030년까지 현재의 2배 이상인 25%까지 늘릴 계획이다.
샤힌(Shaheen, 매) 프로젝트도 새롭게 추진한다. 주요 시설은 원유를 석유화학 물질로 전환하는 나프타와 부생가스를 원료로 연간 180만 톤 규모의 에틸렌과 기타 석유화학 원재료를 생산하는 스팀크래커, 고부가가치 합성수지 제품을 생산하는 올레핀 다운스트림인 폴리에틸렌(PE), PP 시설로 구성된다. 현재 프로젝트에 대한 경제성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사회의 최종 승인 시 바로 착공해 2026년 완공하는 것이 목표다.
한편, 에쓰오일은 올해 1분기 정유와 석유화학 등 타 사업부문도 영업이익이 개선됐다. 이에 전사 영업이익이 지난해 1분기 -1조73억 원에서 올해 1분기 6292억 원으로 크게 늘려 흑자로 돌아섰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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