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의 유형 및 무형자산 취득액이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다. 특히 정유 석유화학 복합시설(RUC·ODC) 완공 후 별다른 설비 투자 움직임을 보이지 않으면서 유형자산 취득액이 크게 줄었다.
23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에쓰오일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이 회사의 유·무형자산 취득액은 5475억 원으로 집계됐다. 유형자산과 무형자산 취득에 각각 5471억 원, 4억 원을 사용했다.
유형자산은 생산활동 등을 위한 토지, 건물, 차량, 공장, 기계 등을, 무형자산은 특허권, 저작권, 영업권 등을 말한다. 유·무형자산 취득액은 기업의 현금흐름표 가운데 투자활동 관련 지표다. 기업이 향후 미래를 위한 투자로 얼만큼의 자산을 취득했는지를 의미해 통상 투자액으로 평가된다.
에쓰오일의 유·무형자산 취득액은 2017년 2조4159억 원을 기록한 후 감소세를 이어오고 있다. 2018년 2조417억 원, 2019년 8276억 원, 2020년 5475억 원으로 3년 새 77.3% 감소했다. 특히 유형자산 취득액이 2017년 2조4141억 원에서 2020년 5471억 원으로 1조8670억 원 줄어들었다.
에쓰오일은 2030년 전체 제품 생산에서 석유화학 비중을 25% 수준으로 늘리겠다고 발표하며 석유화학기업으로의 변화를 꾀하고 있지만, 설비 투자에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이에 대해 에쓰오일 관계자는 "RUC·ODC 프로젝트가 완공된 데 대한 기저효과"라며 "석유화학 프로젝트 2단계인 샤힌 프로젝트는 코로나19로 인해 엔지니어들이 이동할 수 없어 시설 투자를 준비중인 상태"라고 설명했다.
샤힌 프로젝트는 에쓰오일이 추진하는 2단계 석유화학 프로젝트다. 회사 측은 약 7조 원을 투입해 울산에 스팀크래커와 올레핀 다운스트림 시설을 구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모회사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가 개발한 TC2C(Thermal Crude to Chemicals, 원유를 석유화학 물질로 전환하는 기술)을 도입할 계획이다.
내년 하반기에 투자 승인을 받고, 2026년 하반기에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에쓰오일이 투자비 절감을 모색하고 있어 실제 투자비 규모는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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