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박시연 기자] 메리츠화재의 순사업비율이 자산규모 상위 5개 손해보험사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메리츠화재는 사업비에서 대리점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면서 최근에는 급여 부문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20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과 전자공시시트템에 공시된 손해보험사 자산 규모 상위 5개 기업의 순사업비율을 분석한 결과, 상반기 평균 순사업비율은 19.59%로 지난해 연말(19.05%)보다 0.57%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3년 전인 2014년말(18.22)보다 1.37%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그 중 자산규모 업계 5위인 메리츠화재의 순사업비율은 21.06%로 5개 생보사 가운데 가장 높았다.
사업비율은 보험료 수입에서 인건비, 모집수수료 등 사업비가 차지하는 비중을 의미한다. 사업비가 높을수록 보험료가 상승하기 때문에 사업비율의 경우 100을 기준으로 수치가 낮은 것이 고객에게 유리하다.
메리츠화재의 올해 상반기 기준 순사업비율은 21.06%로 상위 5개 보험사 평균 순사업비율(19.59%)보다 1.47%포인트나 높다. 순사업비율이 가장 낮은 동부화재(18.10%)와 비교해도 2.96%나 높은 수치다.
메리츠화재의 순사업비율은 김용범 메리츠화재 대표이사가 취임했던 해부터 급격히 증가했다. 실제로 지난 2014년말 19.96%였던 순사업비율은 2015년 1분기 23.15%로 3개월 사이 3.19%포인트나 급증했다. 이후 2015년말 21.63%, 2016년도말 21.03%로 소폭 하락했다가 올해 1분기 21.45%, 2분기 21.06%를 기록했다.
타 생보사보다 높은 메리츠화재의 순사업비율에는 대리점 수수료 영향이 컸다. 특히 올해 3분기에는 지출한 사업비 총액에서 대리점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3년 사이 처음으로 급여 부문을 앞질렀다.
올해 3분기 메리츠화재가 지출한 사업비는 총 4977억6700만 원으로 3년 전인 2014년 3분기(4171억8300만 원)보다 19.32% 증가했다. 그 중 메리츠화재가 지급한 대리점 수수료는 총 1113억 2200만 원으로 총 사업비(4977억6700만 원) 가운데 22.36%를 차지했다. 이는 최근 3년 사이 가장 높은 수치로 지난 2014년 3분기(16.36%)보다 6%포인트나 증가한 수치다.
메리츠화재의 사업비 가운데 대리점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도 3분기 16.36%, 2015년 3분기 17.53%, 2016년 3분기 18.09%, 2017년 3분기 22.36%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금액으로 놓고 보면 2014년 3분기 682억6100만원에서 2017년 3분기 1113억2200만원으로 430억6100만원, 85.12%나 증가했다.
특히 올해 3분기엔 대리점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폭으로 증가한 반면 급여가 차지하는 비중은 감소하면서 3년 만에 처음으로 대리점수수료가 급여 부문을 앞질렀다. 올해 3분기 메리츠화재가 지출한 급여는 총 894억6100만 원으로 전체의 17.97% 정도다. 3년 전(22.46%)보다 4.49% 감소했다. 대리점 수수료와 비교해도 4.39%포인트나 낮은 수치다.
이러한 메리츠화재의 대리점 의존도는 상위 5개 생보사와 비교해도 높은 편이다.
올해 상반기 상위 5개 생보사의 원수보험료(31조4068억 원) 가운데 대리점(15조4307억 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49.1%다. 즉 보험사가 보험계약을 체결하고 계약자로부터 받아들인 보험료 가운데 49.1%가 대리점을 통해 발생된 셈이다.
메리츠화재는 원수보험료(3조1628억 원) 가운데 대리점이 차지하는 비중이 54.3%(1조7173억 원)에 달해 5개 생보사 가운데 높았다. 평균(49.1%)보다 5.1%포인트 높은 수치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대리점 의존도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메리츠화재가 지난 2016년 전속설계사의 비중을 늘려 경쟁력을 키우고자 하는 움직임을 보이자 대리점 측이 강하게 반발하며 보험상품 판매 중단을 감행하기도 했다.si-yeon@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