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유성용 기자]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진출 전략에 따라 국내 공장의 생산 비중이 10년 새 71%에서 41%로 30%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공장 생산량이 15% 늘어나는 동안 해외에서는 300% 급증했다. 수출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생산 공장을 현지화한데 따른 결과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의 지난해 전체 자동차 생산 대수는 788만9545대로 10년 전인 2007년 398만7267대와 비교하면 97.9% 증가했다.
정부의 노후차 교체 지원 제도 시행과 자동차 업체의 신차 투입, 경제성장률 상승, RV‧SUV차량 유행, 개별소비세 인하, 소득 증대 등 국내외의 여러 사회‧경제적 영향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하지만 현대기아차의 생산량 증가는 대부분이 해외공장에서 이뤄졌다. 국내 공장 생산량은 2007년 282만5309대에서 지난해 323만6750대로 14.6% 늘었는데 같은 기간 해외에서는 116만1958대에서 465만2795대로 300.4% 급증했다.
브랜드별로는 기아차가 국내에서 39.2% 늘었고 해외에서는 485.4% 증가했다. 현대차는 국내 생산량이 되레 줄었다. 2007년 170만6727대를 생산했으나 지난해에는 167만9905대로 1.6% 줄었다. 해외 생산량은 10년 동안 249.5% 늘었다.
지난해 현대차의 국내 생산량은 6년 만에 생산 케파(178만 대)에 미치지 못했다. 기아차도 3년 만에 생산 케파를 채우지 못했다. 경기 악화로 판매가 줄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의 국내 생산 비중은 2007년 65.2%에서 2010년 40%대로 줄었고, 2013년에는 30%대로 떨어졌다. 지난해에는 34.5%였다. 지난 10년간 국내 생산 비중이 높아진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기아차는 2007년 81.7%에서 2012년 처음으로 50%대로 떨어졌다. 지난해에는 51.5%로 낮아졌다. 기아차 멕시코 공장이 올해부터 본격 가동된 점을 감안하면 추후 국내 비중은 더욱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도 상반기 현대기아차의 국내 생산 대수는 2% 감소했고, 해외에서는 5.3% 증가했다.
이런 가운데 현대기아차 노조는 올해도 여전히 파업에 돌입했다. 현대차는 6년 연속이다. 이에 따른 현대차의 올해 생산 차질 대수는 2만4000여대이고 피해액은 4900억 원으로 추정된다.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현대차는 노조 파업으로 약 34만 대의 생산차질을 빚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7조3000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기아차는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786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 급감했다. 현대차도 2조5952억 원으로 16.4% 줄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해외 생산량이 늘어난 것은 인건비와 관세 등 수출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해 현지화 전략을 펼친 결과”라며 “국내에서 생산해야 할 물량을 해외로 이전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생산 물량을 국내서 줄이고 해외에서 늘리는 방식은 2000년대 이전에 실시됐던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이어 “국내에서 생산할 수 있는 양은 한정적으로 판매가 안 되면 국내 비중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대기아차는 해외 공장 준공과 함께 국내 생산 설비 개선작업도 병행했다. 2014년과 2015년 양사 모두 생산 케파를 넘어서는 물량을 만든 게 이를 방증한다. 특히 기아차 광주공장은 케파가 20만대에서 62만대로 크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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