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유성용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27, 28일 이틀간 일자리 창출을 주제로 기업인들과의 대화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 현대차, LG전자 등 국내에서 가장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는 '일자리 10대 기업'조차 2013년부터 매년 직원 수를 줄여온 것으로 조사됐다.
25일 데이터뉴스가 일자리 창출 ‘톱 10’ 대기업의 지난 5년 동안 직원 수 추이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준 10대 기업의 직원수는 38만9520명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 보면 2012년 37만5293명에서 2013년 39만9545명으로 늘어 정점을 찍은 후, 최근까지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올 1분기는 38만9520명으로 최대치 2013년 대비 대비 1만명 이상이 줄어, 1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2013년 대비 -2.5%, 2014년 대비 -1.9%, 2015년 대비 -1.3% 감소한 것이다.
대규모 일자리를 가진 대기업 조차도 최근 3~4년 사이 신규채용에 소극적이었음을 방증한다.
실제 5년 전인 2012년과 비교하면 직원 수가 줄어든 곳이 10곳 중 3곳으로 적지만, 최근 들어서는 감소세가 더욱 도드라진다. 올 1분기 대비 비교시점을 2015년과 2014년으로 하면 10곳 중 6곳의 직원 수가 줄었고, 2013년을 기준으로 하면 7곳이 감소했다.
지난 5년여 동안 연간 직원 수 증가율 추이를 살펴봐도 2012~2013년만 6.5% 증가했을 뿐, 이후에는 2013~2014년 -0.7%, 2014~2015년 -0.6%, 2015~2017년 1분기 -1.3%로 마이너스다. 박근혜 정부 출범 첫해인 2013년 직원 수가 반짝 오르고 이후로 줄어든 셈이다.
2012년 대비 직원 수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이마트(71%)다. 이마트는 2013년 고용부의 불법파견 조사 이후 매장 진열 직원 등을 정규직으로 대거 전환함에 따라 직원 수가 크게 늘었다. 하지만 이마트의 최근 1년여 증가율은 -7.1%로 10대 기업 중에서 가장 낮다.
이어 현대자동차(11.7%), SK하이닉스(10%), 롯데쇼핑(4.9%), LG전자(4.1%), 삼성전자(4%), 기아자동차(3.8%) 순이다.
반면 KT는 -26.4%로 가장 많이 줄었고, 삼성디스플레이(-11.6%)와 LG디스플레이(-6.7%)도 감소했다. KT는 황창규 회장이 수익성 개선을 위해 2014년 취임 후 대규모 구조조정을 실시한 탓이다.
일자리의 질도 사실상 별다른 변동이 없다. 정규직 직원 증가율은 5.8%로 전체 상승분보다 높았는데,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2013년 들어 대규모 정규직 전환을 한 탓이다. 2013년 이후에는 소폭 줄거나 현상 유지되고 있다.
직원 신규채용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현대차다. 지난해 7053명을 채용했고, 이는 2015년 6681명, 2014년 6453명에 비해 늘어난 규모다. LG디스플레이도 2014년 450명에서 지난해 605명으로 신규채용 인원이 늘었고, KT도 같은 기간 208명에서 406명으로 더 많이 뽑았다.
조사 기간 중 직원 수가 매년 한 번도 감소하지 않은 곳은 현대차와 SK하이닉스 2곳뿐이다. 현대차는 0.6%~5.5%, SK하이닉스는 1%~3.8% 비율로 직원이 늘었다.
한편 10대 기업 중 일부는 최근 정부 주도의 정책 간담회 참석 후 일자리를 늘리자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 매년 5000명가량을 채용하던 규모를 늘리기로 했고, KT도 상반기 6000여명에 이어 하반기에도 4000여명을 신규 채용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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