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가 8.6세대 IT OLED 투자 피크를 지나 성과가 실적에 반영되는 구간 진입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시설투자 규모가 큰 폭으로 줄어든 가운데, 올해는 8.6세대 양산이 더해지며 실적 기여가 가시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삼성디스플레이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2025년 시설투자는 2조7970억 원으로 집계됐다. 2024년 4조8351억 원 대비 42.2% 감소한 수치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시설투자는 2021년 2조6133억 원, 2022년 2조4958억 원, 2023년 2조3856억 원으로 3년 연속 2조 원대를 유지했다. 2024년 8.6세대 IT OLED 투자로 4조 원대로 확대됐다가, 2025년 다시 예년 수준으로 내려온 것이다. 대규모 투자가 일단락되고 양산 준비 단계로 넘어간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24년 3월 8.6세대 IT OLED 라인(A6)에 대해 2026년까지 4조1000억 원을 투자하고, 2026년부터 본격 양산 체제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회사는 A6를 스마트폰 외 노트북, 태블릿, 모니터 등 IT 기기용 8.6세대 OLED 라인으로 소개했으며, 연간 노트북 패널 1000만 개 생산이 가능한 체제를 구축하겠다고 설명했다.
디스플레이 업계는 패널 양산에 사용하는 유리 원장 크기에 따라 세대를 구분한다. 8.6세대(2290×2620mm)는 기존 6세대(1500×1850mm)보다 기판이 커 패널 생산성 효율이 높아져 노트북, 태블릿, 모니터 등 중대형 IT용 패널 생산에 유리한 것으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A6가 2개 생산라인으로 구성돼 있으며, 애플 맥북 프로용 OLED가 초기 핵심 물량을 맡되 다른 IT 고객사 물량까지 함께 소화하는 8.6세대 IT OLED 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양산 시점은 올해 중순경으로 전망된다.
애플이 맥북 프로에 OLED를 적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당 제품은 올해 말 또는 내년 초 출시가 예상되며, 출하량은 200만~300만 대 수준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서는 노트북용 OLED에서 우위에 있는 삼성디스플레이의 독점 공급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이 물량은 A6 전체 생산능력의 20~30% 수준을 차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2025년 상반기 노트북·모니터용 OLED 패널 출하량 490만 대를 기록했으며, 2분기 기준 시장점유율은 74%에 달했다.
이청 삼성디스플레이 사장도 지난 1월 열린 CES 2026에서 올해 전망에 대해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 사장은 "올해 8.6세대 OLED가 더해지면서 작년 대비 매출은 20~30% 성장할 것으로 본다"고 밝히며, 8.6세대 양산이 본격적인 실적 회수 구간으로 이어질 것임을 시사했다.
경쟁사 추격도 진행 중이다. 중국 BOE는 2025년 12월 중국 최초 8.6세대 AMOLED 라인을 가동했다고 발표했다. 업계에서는 BOE가 올해 3분기 양산에 나설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으며, 비저녹스 등 다른 중국 업체들도 8.6세대 진입을 추진 중이다.
다만 변수도 있다. IT OLED는 여전히 프리미엄 제품 중심이어서 침투율이 높지 않고, 반도체 등 주요 부품 가격 상승과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IT 수요 부진 가능성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올해 실적 개선 폭은 애플향 신규 수요, 비애플 고객 확대, 초기 양산 수율 안정화 속도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박혜연 기자 phy@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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