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가 반도체 기판(FC-BGA), 인공지능(AI) 서버·전장용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전장 카메라 모듈 등 고부가·성장 사업을 중심으로 설비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25일 데이터뉴스가 삼성전기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설비투자가 1조 원대를 넘어서며 재투자 국면에 들어섰다. 설비투자는 2022년 1조4912억 원에서 2023년 1조191억 원, 2024년 6120억 원으로 감소했다가 2025년 1조1549억 원으로 다시 확대됐다.
투자 중심도 달라졌다. 2021년에는 컴포넌트 중심이었지만, 2022년과 2023년에는 패키지솔루션 투자가 각각 8935억 원, 7468억 원으로 늘며 FC-BGA 중심의 투자 흐름이 뚜렷해졌다. FC-BGA는 반도체 패키지기판 가운데 기술 난도가 높은 제품으로,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등에 주로 쓰인다.
이 같은 변화는 주요 시설투자에서도 확인된다. 삼성전기는 2021년 12월 베트남 생산법인에 8억5000만 달러를 투자해 FC-BGA 생산설비와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2022년 3월에는 부산 사업장에 3000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고, 같은 해 6월에는 부산·세종·베트남에 3000억 원을 추가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서버용 FC-BGA를 포함한 고부가 패키지기판 중심의 투자 확대가 2022~2023년 설비투자 증가로 이어진 셈이다.
지난해에는 컴포넌트와 광학솔루션 투자가 동시에 확대되며 투자 축이 다시 넓어졌다. 컴포넌트 투자액은 2024년 1634억 원에서 2025년 7219억 원으로 341.8%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증가가 필리핀 MLCC 신공장 관련 선행 투자와 맞물린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기는 이미 필리핀에서 AI용 MLCC를 생산하고 있으며, 현지 신공장을 통해 전장용 등 고부가 제품 대응 능력을 강화하고 있다.
광학솔루션 투자도 2021년부터 2024년까지 200억~400억 원대에 머물다가 2025년 1155억 원으로 늘었다. 이는 멕시코 카메라 모듈 생산거점 구축과 연관된 것으로 풀이된다. 해당 거점은 북미 전기차 시장 공략을 위한 전장 카메라 모듈과 휴머노이드 로봇용 카메라 모듈 대응 기반이다.
올해도 투자 확대 기조는 이어질 전망이다. 장덕현 삼성전기 대표이사는 지난 18일 정기 주주총회 이후 취재진과 만나 FC-BGA 생산능력보다 고객 요구량이 50% 이상 많다며 일부 보완 투자와 공장 확대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기는 2025년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도 2026년에는 해외 전장용 MLCC 신공장, AI 서버용 고부가 패키지기판 증설, 전기차·휴머노이드용 카메라 모듈 대응을 위한 북미 거점 투자 등이 더해지면서 올해 전사 투자 규모가 전년보다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함께 글라스 기판, 로봇 부품 등 신사업 분야에서도 핵심 기술 확보와 사업 기반 구축을 위한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다.
박혜연 기자 phy@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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