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중국 음극재의 유일한 대안"…포스코퓨처엠, 공급계약 잇따라

AMPC 조건 강화에 비중국 원료 경쟁력 부각…흑연 광물부터 구형흑연까지, 음극재 전공정 탈중국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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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비중국 음극재의 유일한 대안…포스코퓨처엠, 공급계약 잇따라
포스코퓨처엠이 미·중 패권 경쟁으로 인한 글로벌 이차전지 공급망 재편의 핵심 수혜 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23일 데이터뉴스가 취재를 종합한 결과, 포스코퓨처엠이 흑연 음극재 부문에서 굵직한 공급계약 성과를 연이어 내고 있다.

지난 14일 포스코퓨처엠은 천연흑연 음극재 공급계약을 공시했다. 계약 상대는 경영상 비밀 유지 의무로 비공개지만, 업계는 북미 기반의 글로벌 완성차 업체로 추정하고 있다. 계약 기간은 2027년 10월 1일부터 2031년 9월 30일까지며, 기본 계약 규모는 6710억 원 수준이다. 

증권사 분석에 따르면, 천연흑연 음극재 가격을 kg당 4.5~5.5달러로 가정할 경우, 이번 계약 물량은 연간 약 2.1~2.6만 톤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는 포스코퓨처엠의 지난해 말 기준 천연흑연 생산능력(연산 약 7만 톤)을 고려할 때 의미있는 규모로 평가된다. 

또한 이 회사는 지난 7월에도 일본 배터리사와 천연흑연 공급계약을 맺었다. 해당 계약의 규모와 기간은 비공개 상태다. 앞서 2022년 12월에는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합작사인 얼트엄셀즈와 인조흑연 음극재 공급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 계약은 2023년 1월부터 2028년 말까지 약 9393억 원 규모의 인조흑연 음극재를 공급하는 내용을 포함한다.

포스코퓨처엠의 이 같은 성과는 미·중 무역 긴장에 따른 공급망 전환 압력 속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흑연 음극재 시장은 그동안 중국 기업이 전 세계 시장의 80% 이상을 장악해왔다. 그러나 중국은 2023년 12월부터 흑연 음극재 제조에 필요한 주요 중간 원료(고민감성 흑연 3종)에 대한 수출 통제를 시행했으며, 오는 11월부터는 리튬이온 배터리, 양극재, 흑연 음극재 등을 추가 대상으로 수출 통제 대상을 확대하기로 발표했다.

미국은 지난 7월 OBBBA 법안을 통과시키며 세액공제(AMPC) 수령 조건을 강화해 배터리 제조사와 완성차 업체에 탈중국 압박 수위가 높아졌다.

이 법안에 따라 배터리 제조사는 중국 등 금지외국기관(PFE)으로부터 조달한 부품 또는 핵심 광물 비율이 특정 한도를 초과하는 경우 AMPC를 받을 수 없다. PFE 조달 허용 한도는 2026년 40%에서 2030년 15%까지 매년 감소한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는 중국산 원료를 써도 미국에서 생산만 하면 AMPC 보조금을 받았지만, 새 법안으로 PFE 조달 비율이 특정 한도를 넘으면 보조금을 한 푼도 못 받게 됐다"며, "이는 IRA보다 강화된 규제"라고 말했다. 

[취재] 비중국 음극재의 유일한 대안…포스코퓨처엠, 공급계약 잇따라

▲일본 배터리사에 공급하는 천연흑연 음극재를 생산하는 포스코퓨처엠 세종 음극재 공장 생산라인 / 사진=포스코퓨처엠


이는 비중국계 흑연 음극재 기업 중 선두 주자인 포스코퓨처엠에게 결정적인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포스코퓨처엠은 흑연(원료)-구형흑연(중간재)-음극재로 이어지는 전 공정에서 탈중국 공급망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3월에는 호주 광산업체 시라와 체결한 계약을 통해 모잠비크산 천연흑연을 연 최대 6만 톤 규모로 공급받기로 했으며, 공급 개시 기한을 기존 올해 말에서 내년 말까지 1년 연장했다.

또한 호주 광산업체 블랙록마이닝과 공급계약을 맺은 포스코인터내셔널을 통해 2028년부터 25년간 연 6만 톤의 천연흑연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예정이다.

포스코퓨처엠은 중국 의존도가 90% 이상인 구형흑연 생산시설도 국내에 건설 중이다. 올해 하반기 전북 새만금 국가산업단지에 약 4400억 원 규모의 구형흑연 공장을 착공할 예정이며, 2027년 가동을 목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최종 음극재 제조의 원료 수급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비중국산 공급망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박혜연 기자 phy@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