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이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 시행 이후 은행권 중 적립액을 가장 많이 늘렸다. 높은 수익률과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 확대 등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4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공시된 퇴직연금 적립액을 분석한 결과, 11개 사업자의 올해 2분기 적립액은 235조5616억 원으로 집계됐다.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 시행 이전인 지난해 3분기(210조2811억 원)과 비교하면 10.7% 증가했다.
국내 퇴직연금 시장은 약 400조 원 규모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10월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가 시행되며 운용 중인 투자상품을 매각하지 않고 현물 그대로 이전할 수 있게 되며 머니무브가 활발해졌다.
퇴직연금 시장의 전통적인 강자인 은행들은 고객 중심의 퇴직연금 상품과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내놓으며 고객 지키기에 나섰다.
11개 은행의 올해 2분기 적립액은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하면 모두 증가했다.
하나은행이 가장 큰 폭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올해 2분기 적립액은 42조7040억 원으로 전년 동기(37조78억 원) 대비 13.3% 증가했다. 신한은행(47조7267억 원)과 KB국민은행(44조2327억 원)에 이어 40조 원대의 적립액을 쌓았다.
타 사업자 대비 높은 수익률이 강점으로 꼽힌다. 하나은행은 올해 1분기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 총 4개 부문 중 적극투자형·중립투자형·안전투자형 등 3개 부문의 연간수익률이 1위를 기록했다.
상품별로 보면 적극투자형포트폴리오2, 중립투자형포트폴리오3, 안정투자형포트폴리오2의 연간 수익률이 13.49%, 9.23%, 6.48%로 집계됐다. 중립투자형포트폴리오3와 안정투자형포트폴리오2는 6월 수익률도 4.73%, 3.69%로 은행권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달성했다.
또한 하나은행은 연금시장 강자 지위 강화를 위해 관련 서비스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금융권 최초로 로보어드바이저 일임운용 서비스를 개시했다. 4월에는 맞춤형 투자 폴리오를 카카오톡으로 제공하는 하나 MP구독서비스를 출시했다.
우리은행의 퇴직연금 증가율이 11.9%로 집계되며 그 뒤를 이었다. 다만 우리은행은 4대 은행 중 유일하게 퇴직연금 적립액이 20조 원대에 머물러 있다. 올해 2분기 적립액은 28조4227억 원으로 집계됐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IBK기업은행은 올해 2분기 적립액이 44조2327억 원, 44조7267억 원, 29조3004억 원으로, 실물이전 제도 시행 전(39조5015억 원, 42조7010억 원, 26조2713억 원) 대비 10.7%, 10.5%, 10.3%씩 증가했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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