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이 이사 연봉 총액 한도를 줄인다. 많은 기업이 이사 보수총액 한도를 유지하거나 늘리는 게 일반적인 데, 아모레퍼시픽은 이례적으로 한도 축소에 나선다.
14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아모레퍼시픽의 주주총회 소집공고를 분석한 결과, 오는 25일로 예정된 정기주주총회에 이사 보수총액 한도를 150억 원에서 120억 원으로 30억 원(20%) 줄이는 안을 상정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도 25일 정기주총에 이사 보수총액 한도를 60억 원에서 45억 원으로 15억 원(25%) 축소하는 안건을 올려 통과를 기다린다.
일반적으로 이사 보수총액 한도를 줄이는 일은 많지 않다.
데이터뉴스가 대기업집단 지주회사 33곳의 올해 정기주주총회에 상정한 이사 보수총액 한도 안을 분석한 결과, 90.9%인 30개 기업이 한도를 유지하거나 늘릴 계획인 반면, 이를 줄이는 기업은 아모레퍼시픽그룹을 포함해 3곳에 불과하다.
아모레퍼시픽과 아모레퍼시픽그룹은 그동안 비교적 빈번하게 이사 보수총액 한도를 늘리거나 줄여왔다.
아모레퍼시픽은 2016년 100억 원에서 150억 원으로 이사 보수 한도를 50% 늘렸다. 2017년에는 이를 200억 원까지 높였다. 이후 3년 만인 2020년 150억 원으로 낮췄다. 이어 2021년 100억 원으로 또 한 번 줄였다가 이듬해 150억 원으로 한도를 다시 높였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2016년 30억 원에서 60억 원으로 한도를 100% 높이고 이듬해 100억 원으로 또다시 늘렸다. 2020년 70억 원, 2021년 50억 원으로 연이어 한도를 낮춘 아모레퍼시픽그룹은 2022년에는 60억 원으로 다시 높였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올해 이사 보수총액 한도 조정안은 2016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며,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10년간 두 번째로 적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이사 보수총액 한도를 줄인 것에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며, 시뮬레이션을 해본 결과 충분한 여력이 있다고 판단해 보수 한도를 다시 설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두 기업의 2024년 이사 보수 실지급액은 아모레퍼시픽이 59억 원, 아모레퍼시픽그룹이 21억 원으로, 이사 보수총액 한도보다 크게 낮은 규모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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