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3년째 ‘추운’ 겨울…올해는 ‘온기’ 돈다

3년 연속 대규모 영업손실…올해 러-우 전쟁 종전, 중국 수출량 감소 등 대외환경 우호적 전환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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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롯데케미칼, 3년째 추운 겨울…올해는 적자 폭 줄어들 듯
3년 연속 적자를 낸 롯데케미칼에 대한 비우호적 사업환경이 다소 완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4일 데이터뉴스가 롯데케미칼의 실적발표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4년 8948억 원의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2022년 7626억 원, 2023년 3477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3년 연속 적자가 이어졌다. 

매출 비중(40.7%)이 가장 큰 기초소재부문 적자가 2023년 5010억 원에서 지난해 8096억 원으로 확대됐고,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도 적자(644억 원)로 돌아섰다. 

특히 지난해 당기순손실이 1조8020억 원으로 대폭 확대됐다. 롯데케미칼은 손상차손 등 일회성 비용이 반영됐고, 회계상 인식되는 손실일뿐 실제 현금 유출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롯데케미칼이 대규모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어려움을 겪는 이유로 중국산 저가 석유화학 제품의 공급과잉, 중동과 유럽의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유가 변동 및 운임비 상승 등이 꼽힌다. 

중국 기업들은 최근 수년간 전쟁으로 인한 혼란을 이용해 수출길이 막힌 러시아와 이란의 원유, 러시아 납사를 저렴하게 수입해 제품을 생산했다. 또 지난해 중국의 경기 침체로 자국에서 소화하지 못한 물량을 저가로 수출했다. 이는 고스란히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의 어려움으로 이어졌다. 

올해는 트럼프의 중국, 이란 제재 및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에 의한 중국산 제품 가격 상승과 중국 경기부양책에 따른 수출량 감소 등 대외 환경 변화가 롯데케미칼의 실적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휴전 등의 영향으로 운임비가 정상화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다. 기초소재 부문의 경우 지난해 4분기 적자가 1750억 원으로, 전분기(-3650억 원)보다 축소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연간 흑자 전환은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여전한 중국 중심의 에틸렌 공급과잉으로 올해 롯데케미칼의 가동률은 80% 수준으로 전망된다.

한편, 롯데케미칼은 스페셜티로 전환, 비핵심 사업 매각 등 자체적인 체질 개선에 힘쓰고 있다. 

지난해 10월 말레이시아 합성고무 생산회사 LUSR를 청산한데 이어 지난달 19일 파키스탄 PTA(고순도테레프탈산) 자회사 LCPL을 979억 원에 매각했다. 또 인도네시아에서 라인 프로젝트(에틸렌 공장 건설)를 진행하고 있는 LCI의 지분 활용으로 7000억 원 규모의 자금 조달을 검토하고 있으며, 연중 국내 석유화학 생산능력(CAPA) 조정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에 더해 기초화학 사업의 비중을 2030년까지 30% 이하로 축소하고, 범용 대신 고부가 제품에 집중할 계획이다. 또한 첨단소재와 정밀화학, 전지소재 등 나머지 안정적인 사업의 규모를 키워 수익성을 개선할 방침이다.

박혜연 기자 phy@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