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준 롯데케미칼 대표, 위기 속 돌파구 찾는다

작년 1~3분기 영업손실 6600억, 고강도 인적쇄신 단행…에틸렌 경쟁과열에 스페셜티로 전환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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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취재]이영준 롯데케미칼 대표, 위기 속 돌파구 찾는다
이영준 신임 롯데그룹 화학군 총괄대표가 적자 늪에 빠진 롯데케미칼을 다시 끌어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13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롯데케미칼의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2024년 3분기 누적 영업손실이 6600억 원으로 집계됐다. 2023년에 이어 대규모 영업손실이 이어졌다.

[1차/취재]이영준 롯데케미칼 대표, 위기 속 돌파구 찾는다
롯데그룹의 캐시카우였던 롯데케미칼은 석유화학 불황으로 2022년부터 매년 수 천억 원 단위의 적자가 이어지면서 고전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의 극심한 부진은 최근 롯데그룹 유동성 위기설의 진원지가 됐다.

롯데그룹은 롯데케미칼 등 화학군에 대해 고강도 인적쇄신을 단행했다. 롯데 화학군에서 약 30%에 달하는 임원이 퇴임했고, 특히 60대 이상 임원의 80%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또한 롯데 화학군 총괄대표 대표이사도 교체한지 1년 만에 신규 선임했다. 

새로 수장을 맡은 이영준 신임 롯데그룹 화학군 총괄 겸 롯데케미칼 기초소재 대표는 특히 체질 개선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롯데케미칼은 에틸렌, 프로필렌 등 기초 유분과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등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에틸렌은 중국산 저가 제품의 공급과잉으로 마진이 대폭 줄어 적자의 주요인이 됐다.

롯데케미칼은 원가경쟁력 확보를 위해 인도네시아 라인프로젝트로 에틸렌 100만 톤 설비를 확장 중이다. 하지만, 원유에서 바로 에틸렌을 생산해 중국보다 낮은 가격으로 공급할 수 있는 중동이 올해 에틸렌 경쟁에 뛰어들며 시장이 크게 흔들릴 전망이다. 이에 따라 스페셜티 전환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를 위해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10월 말레이시아 합성고무 생산회사(LUSR) 청산 등 비핵심 사업 매각으로 사업구조를 개편하고 있다. 또 지난해 5월에는 고부가 컴파운드 소재를 생산하는 자회사 삼박LFT의 전남 율촌산단 공장에 2026년까지 3000억 원 이상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가 롯데 화학군 총괄을 맡으면서 이러한 기조는 가속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 대표는 지난 2일 신년 메시지를 통해 “현재 진행 중인 사업구조 전환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현금흐름 중심의 엄중한 경영을 유지할 것이며, 미래 핵심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혜연 기자 phy@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