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개 분기에 걸쳐 적자를 낸 SK이노베이션이 주력 사업인 석유 사업 회복세와 캐시카우 E&S와의 합병효과, SK온의 적자폭 축소 등으로 올해 꾸준히 분기 흑자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데이터뉴스가 SK이노베이션의 실적발표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1599억 원으로, 전분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
SK이노베이션의 흑자 전환에는 특히 석유 사업(매출 비중 66.7%)의 흑자가 주요하게 작용했다. 석유 사업은 고환율, 유가 상승에 따른 재고평가이익(900억 원), 정제마진 상승, 계절적 난방유 수요 증가 등으로 전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9590억 원 증가해 지난해 4분기 3424억 원을 기록했다.
석유 사업의 회복세는 올해 상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항공유 수요 증가 등으로 정제마진이 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미국의 대중국 제재로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러시아와 이란의 원유 공급이 막혀 중국 소규모 독립 정유사 티팟, 인도 정유사 등의 타격이 예상됨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해 미국의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관세 정책이 향후 SK이노베이션의 석유 사업 수익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캐나다와 멕시코에 25%의 보편 관세를 부과한다고 선언했다가 발효 시점을 한 달간 유예한 상태다.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SK이노베이션은 “미국의 경우 캐나다산 원유를 전부 대체할 상황이 아니어서 캐나다산, 멕시코산 원유 중 일부가 아시아로 넘어올 수 있다”며, “그러면 SK이노베이션은 좀 더 저렴한 원유를 구매할 수 있어 매우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합병한 SK이노베이션 E&S(SKI E&S)의 이익 창출 기여도도 높을 것으로 보인다. SKI E&S는 2022년 1조7111억 원, 2023년 1조3317억 원, 2024년 1조3489억 원 등 매년 1조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려왔다.
가장 큰 적자를 낸 배터리 사업(SK온)의 실적 개선도 기대되고 있다. SK온은 전분기 고객사와의 정산 등 기저 효과와 재고평가손실 등 일회성 비용 반영 등으로 지난해 4분기 3594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및 SK엔텀과 합병을 통해 적자 폭이 줄었고, 지난해 3분기에는 출범 이후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하는 성과를 올렸다.
올해는 핵심 고객사인 현대차, 기아, 포드 라인업 확대에 따른 북미 판매 물량 확대와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증가에 힘입어 연간 두 자릿수 매출 성장과 적자 축소가 기대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SK온은 지난해 하반기 SK배터리아메리카(SKBA) 조지아 1, 2공장의 12개 라인 중 9개는 현대기아차, 2개는 폭스바겐, 1개는 포드로 전환했다.
이와 함께 포드 합작사 블루오벌SK(BlueOvalSK)의 미국 켄터키 1공장이 2분기부터 순차적으로 상업가동해 AMPC 확대가 예상된다. 켄터키 1공장의 생산능력은 연간 37GWh 수준이다. 또 45GWh 규모의 테네시 공장이 내년에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박혜연 기자 phy@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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