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이 전기차 캐즘에도 연구개발비를 지속 확대 투입해 성과를 내고 있다.
30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LG에너지솔루션의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올해 3분기 누적 연구개발비는 전년 동기(7304억 원) 대비 8.9% 증가한 7953억 원으로 집계됐다.
LG에너지솔루션의 연구개발비는 2021년 6540억 원에서 2022년 8761억 원, 2023년 1조374억 원으로 매년 크게 늘어났다.
올해는 전기차 캐즘으로 3분기 누적 매출(19조1684억 원)이 전년 동기(25조7441억 원) 대비 25.5% 감소했지만, 비슷한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른 연구 성과도 눈에 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3일 업계 최초로 저사양 하드웨어로 구동되던 기존 배터리 관리 솔루션(BMS)와 달리 고성능 SoC 컴퓨팅 성능을 활용하는 BMS 솔루션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화재 발생 가능성 파악 등 안전 진단 기능, 배터리 잔여 용량 예측 등 퇴화 진단 기능이 향상된다.
지난 10일에는 연세대와 함께 차세대 배터리 소재인 실리콘 음극재의 난제(수명 문제) 해결을 위한 분리막 설계 등의 기술 개발 관련 연구가 세계 최고 권위 과학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게재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 기술을 통해 제품 포트폴리오 다양화를 이뤄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이 기업은 지난 3일 미국 GM과 각형 배터리 공동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전 세계 배터리 업체 중 파우치형, 원통형, 각형 등 모든 전기차용 배터리 폼팩터를 포트폴리오로 갖춘 유일한 기업이 되게 됐다. 경쟁사인 삼성SDI는 각형과 원통형 두 가지만 하고 있으며, 파우치는 소형만 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차세대 전지, 새로운 형태의 제품 등 여러 분야에서 연구개발을 하고 있다”며, “예전에 소형(스마트폰 등) 각형 배터리를 했던 경험이 있었고, 이번에는 자동차용으로 만드는 각형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차세대 배터리인 고전압 미드니켈 NCM, 파우치형 CTP(Cell to Pack), 리튬황배터리, 리튬메탈배터리도 개발하고 있다.
니켈 함량 50~60%에 망간 함량을 늘려 안전성 높이고, 에너지 용량과 밀도를 고전압을 통해 개선한 고전압 미드니켈 NCM 배터리와 셀을 배터리 팩 내부에 직접 조립하는 셀투팩'(CTP) 혁신 공정 기술을 적용한 파우치형 배터리는 2025년 양산을 목표하고 있다.
또 가벼운 무게와 향상된 무게 에너지 밀도(전지 에너지/전지 무게)로 미래의 드론, 무인기,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의 분야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되는 리튬황배터리는 2027년에 상용화할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음극재에 흑연 대신 리튬메탈을 적용해 리튬이온배터리 대비 에너지 밀도, 부피, 충전속도에서 강점을 보이는 리튬메탈배터리도 개발 중이다.
지난해 말 카이스트 연구팀과 세계 최초로 붕산염-피란(Borate-Pyran) 기반 액체 전해액을 사용해 리튬메탈배터리 난제 해결을 위한 원천기술 개발에 성공했으며, 2027년 말 소용량 시스템용(ESS) 배터리 개발 시작으로 고용량 시스템용 제품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박혜연 기자 phy@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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