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통’ 송명준, HD현대오일뱅크 재무불안 해소 특명

그룹 대표 재무전문가 송명준 신임 대표 낙점…정유4사 중 가장 높은 부채비율(231%) 안정화 요구

  • 카카오공유 
  • 메타공유 
  • X공유 
  • 네이버밴드 공유 
  •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목록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취재]‘재무통’ 송명준, 현대오일뱅크 재무불안 해소 특명

HD현대오일뱅크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HD현대그룹의 대표적인 ‘재무통’인 송명준 대표를 새로운 수장으로 맞았다. 송 대표 내정자가 성공적으로 구원투수 역할을 수행할 지 주목된다.

30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HD현대오일뱅크의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올해 3분기 말 부채비율은 230.7%로 집계됐다.

정유4사 중 유독 높은 수치다. 3분기 말 현재 SK이노베이션은 166.2%, 에쓰오일은 156.3%, GS칼텍스는 70.7%의 부채비율을 기록했다.

HD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공장 증설 등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면서 부채비율이 증가했고, 정유업 전반의 시황 악화도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취재]‘재무통’ 송명준, 현대오일뱅크 재무불안 해소 특명
HD현대오일뱅크의 부채비율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진행된 3조 원대의 설비투자 및 운전자금(원자재 구매 등 기업 운영과 관련된 자금) 부담 등으로 2019년 말(136.3%)부터 줄곧 상승세다. 올해 1분기부터는 계속 230% 수준을 유지해 재무건전성 관리가 당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HD현대오일뱅크는 HD현대그룹 내 대표적인 재무 전문가인 송명준 HD현대 재무지원실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며 신임 CEO로 낙점했다. 송 사장은 안전생산본부장을 맡고 있는 정임주 부사장과 공동대표이사 체제를 이뤄 HD현대오일뱅크를 이끈다.

송 내정자는 1969년생(55세)으로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현대건설 재정부 해외금융과로 입사해 현대중공업 중국지주회사 중국지역 재무총괄, HD현대오일뱅크 경영지원본부장 등을 거쳐 HD현대 재무지원실장 겸 HD한국조선해양 경영지원실장을 맡아왔다.

송 내정자는 2021년부터 HD현대와 HD한국조선해양의 재무를 관리하면서 두 기업 모두 부채비율을 안정화시킨 성과를 거뒀다.

[/취재]‘재무통’ 송명준, 현대오일뱅크 재무불안 해소 특명
HD현대의 부채비율은 2021년 말 201.9%, 2022년 말 181.9%, 2023년 말192.6%, 올해 3분기 말 166.9%로, 하락 추세를 보였다. HD한국조선해양은 2021년 말 119.9%에서 2022년 말 142.7%, 지난해 말 160.6%로 증가했지만, 올해 3분기 말에는 136.0%까지 낮아졌다.

송 내정자는 이같은 재무 경험을 바탕으로 우선 HD현대오일뱅크의 재무안정성을 높이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HD현대오일뱅크는 수익성 높은 프리미엄 제품 라인업을 확대해 재무구조를 개선할 계획이다.

HD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경제성이 높은 원유를 적극 도입하고, 정제마진이 높은 제품 위주의 최적 운영으로 영업이익을 개선하고자 하며, 운영 외에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다양한 재무적 방안을 검토하며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HD현대오일뱅크는 지난 22일 세계 최대 액침냉각 시스템 기업인 GRC(Green Revolution Cooling)로부터 데이터센터용 액침냉각 전용 윤활유에 대해 ‘일렉트로세이프(Electrosafe)’ 프로그램 인증을 획득핸다. HD현대오일뱅크는 이번 인증을 계기로 액침냉각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업 마켓앤마켓리서치에 따르면, 액침냉각 시장 규모는 올해 5000억 원에서 2040년 42조 원으로 크게 성장할 전망이다.

또 HD현대오일뱅크는 석유화학 기초 원료인 방향족(BTX) 제품을 생산하는 자회사 HD현대코스모의 지분 50%를 일본 코스모오일로부터 전량 인수해 흡수합병하기로 했다. 이번 지분 인수로 생산 제품에 대한 제약에서 벗어나 특수 등경유, 고품질 휘발유 등 수익성 높은 제품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

박혜연 기자 phy@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