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민회 CJ CGV 대표가 특별상영관을 늘리며 연구개발(R&D)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4DX’, ‘스크린(Screen)X’ 등이 실적 개선에 보탬이 됐다는 분석이다.
8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CJ CGV의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2022년에 이어 지난해도 연구개발비를 확대했다. 2022년 연구개발비는 23억 원으로, 전년(20억 원)보다 15.0% 늘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연구개발비는 전년 동기(16억 원) 대비 37.5% 증가한 22억 원으로 집계됐다.
CJ CGV는 경쟁 극장 체인과의 차별화와 함께 객단가를 높일 수 있는 특별상영관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말 현재 CJ CGV가 전 세계 7개국에서 운영하는 4098개의 스크린 중 4DX 및 스크린X 스크린은 1155개로 28.2%를 기록했다.
CJ CGV의 특별상영관은 모션체어와 환경효과를 이용한 4DX, 전면 스크린과 좌우 벽면까지 3면을 활용한 스크린X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4DX는 CJ그룹의 CJ 4DPLEX가 자체 개발한 상영관 시스템이다. CJ 4DPLEX는 CJ CGV가 지분 90%를 소유하고 있다.
코로나19, 넷플릭스·티빙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 증가 등으로 영화 산업은 침체기에 놓인 상황이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OTT 플랫폼 이용률은 77.0%로, 전년(72.0%) 대비 5.0%p 늘었다.
허 대표는 업황의 타개 방안으로 특별상영관을 점 찍었다. 이 같은 판단은 가시적인 성과를 내며 실적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스크린X는 독보적인 기술과 헐리우드 현지 인지도를 기반으로 텐트폴 영화를 다량 확보하는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CJ CGV에 따르면, 전체 상영관 특별상영관 매출 비중은 2019년 16%에서 지난해 31%로 증가했다. 기술특화관 포맷 및 장비 판매 매출도 3분기 누적 기준 2021년 285억 원, 2022년 820억 원, 2023년 994억 원으로 빠르게 상승했다.
CJ CGV의 올 3분기 누적 매출은 1조202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0% 증가했다. 수익성도 개선돼 2020년 3887억 원에 달했던 영업손실은 2022년 768억 원으로 줄었다. 올해 1~3분기는 332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해 3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CJ CGV는 지난해 말 4DX스크린 2개관, 4DX 1개관, 스크린X PLF(Premium Large Format) 1개관, ‘아이맥스(IMAX)’ 4개관 등 8개 특별상영관을 새롭게 선보였다.
허 대표는 그룹 내에서 재무 전문가로 불린다. 1986년 CJ제일제당의 자금팀에 입사해 CJ푸드빌 대표, CJ오쇼핑 대표, CJ ENM 대표를 역임했다. 2021년 3월 CJ CGV 대표에 취임한 이후 실적 하락을 막고 반등하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수민 기자 osm365@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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