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좌진 롯데카드·이창권 KB국민카드·최원석 BC카드 대표의 임기 만료가 코 앞으로 다가왔다. 업황 악화로 카드업계의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각 사가 처한 환경과 경영실력, 실적 선방 여부 등으로 향배가 갈릴 예정이다.
31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신용카드 3사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롯데카드의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1787억 원에서 올해 상반기 3067억 원으로 71.6% 상승했다.
같은 기간 BC카드는 1082억 원에서 306억 원으로 71.7% 하락했다. KB국민카드는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3523억 원에서 올해 2724억 원으로 22.7% 줄었다.
업황 악화로 대부분의 카드사가 수익성 하락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호실적을 낸 롯데카드는 자회사였던 로카모빌리티 매각으로 발생한 일회성 처분이익이 포함됐다. 이를 제외하면 전년 동기 대비 약 40% 순익이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이들 카드 3사의 대표들은 임기 만료가 코 앞으로 다가왔다. 최원석 BC카드 대표와 이창권 KB국민카드 대표는 올해 말,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는 내년 3월까지다.
연임 가능성이 가장 높은 CEO는 조좌진 대표다. 조 대표는 2020년 취임 후 한 차례 연임했다. 당시 연임 성공은 로카 시리즈 흥행으로 견조한 실적을 보였던 것이 주효했다고 분석된다.
이 회사는 현재 매각 작업이 진행 중이다. 이 과정에서 안정적인 경영진이 유리하다는 점에서 조 대표의 재연임은 무리가 없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창권 대표도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지난해 1월 취임한 이 대표는 이번에 첫 연임에 도전한다. 최근 KB금융그룹 수장이 바뀐 것은 변수다. 인적 쇄신 단행 가능성 때문이다. 다만, 이 대표가 재임 기간 성과를 발판으로 인적 쇄신 영향권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 대표의 주요 성과는 지불수단 플랫폼 KB페이(Pay)의 빠른 성장이다. 2020년 10월 출시한 KB페이는 2년 8개월 만에 가입고객 1000만 명을 돌파했다. 이 앱은 오픈형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의 전환이라는 전략 아래 다양한 금융 및 비금융 서비스가 추가됐다.
지난 1월에는 신상품 위시카드 시리즈를 내놓으며 출시 9개월 만에 40만 좌 발급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캄보디아 현지 리스사를 인수해 기존 할부금융 시장에 이어 리스 시장에도 진출했다.
2021년 3월 취임한 최원석 대표는 이번에 두 번째 연임에 도전한다. 첫 번째 연임 후에는 신사업 개척이 최 대표의 최대 과제였다. 회원사들이 줄줄이 결제망을 이탈했기 때문이다.
최 대표는 올해 중앙아시아 전체 면적 50% 이상에 자체결제망을 확보하고, 지난해 2월에는 인도네시아 디지털 결제 국책사업 관련 계약 2건을 연달아 성사시켰다.
최 대표는 이 같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교체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다. 모기업인 KT가 진통 속에 새로운 수장을 선임했고, 지난해 KT그룹 정기 임원인사를 건너뛰었다는 점에서 강도 높은 인사태풍이 불 것이라는 관측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수영 기자 swim@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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