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이 본업인 정유사업에서 맥을 못추는 가운데,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는 등 성장을 위해 힘썼던 석유화학사업마저 실적이 나빠졌다. 연간 영업이익이 최근 3년 연속 하락세다.
11일 데이터뉴스가 에쓰오일의 IR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기업은 2020년 기준으로 1조877억 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직전년도(4201억 원) 대비 적자 전환됐다. 매출도 24조3942억 원에서 16조8297억 원으로 31.0% 줄었다.
에쓰오일은 본업인 정유사업과 함께 비정유사업인 석유화학사업, 윤활기유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이 중 정유사업은 국제유가, 환율 등 불확실성이 있다. 이에 에쓰오일은 대규모 투자 등을 통해 석유화학사업 확대에 나섰다.
에쓰오일은 2018년 말 잔사유 고도화 설비(RUC·ODC)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석유화학 원료로 값싼 중질 잔사유를 사용해 프로필렌과 에틸렌 등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 중이다. 또 프로필렌을 하류시설에 투입해 폴리프로필렌(PP), PO 등을 생산하고 있다.
이듬해 1월에는 석유화학협회에 재가입해 눈길을 끌었다. 2007년 자진 탈퇴 이후 13년 만이었다. 사업 포트폴리오가 변화하고 있어 화학 사업 비중을 늘리려는 것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들에도 석유화학의 연간 영업이익은 하락세를 이어오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간 기준으로 2018년 3509억 원에서 2019년 2555억 원, 2020년 1820억 원으로 48.1% 급감하며 1000억 원대로 하락했다. 지난해 연말에는 주요 제품이 스프레드가 상승하며 수익성이 개선됐지만, 연초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은 것이 뼈아팠다. 이 기간 영업이익률 역시 9.5%에서 6.6%, 6.4%로 2년 새 3.1%p 내려앉았다.
사업부문 가운데 윤활기유만이 유일하게 영업이익을 늘렸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4263억 원으로, 2019년(2169억 원) 대비 두 배 가까이 성장했다. 2019년까지만 해도 석유화학사업에 영업이익 규모가 뒤쳐졌지만, 2020년에는 세 개 부문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 역시 32.0%를 기록했다.
한편, 에쓰오일은 지난해 정유에 치우친 사업 구조를 화학으로 확장하기 위해 '비전 2030'을 발표했다. 2030년까지 석유화학 제품 생산능력을 현재의 두 배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또한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탄소 배출량을 최소화하고, 에쓰오일 주유소를 활용해 수소 충전소를 짓는 등 친환경 에너지 사업을 적극 확대하기로 했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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