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유성용 기자] 박진수 부회장을 비롯한 LG화학 임원 5명 중 1명이 지난해 주가 방어를 위해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은 지난해 43번에 걸쳐 모두 20억3000만 원치의 LG화학 주식을 매입했다. 하지만 LG화학 주가는 임원들의 자사주 매입 노력에도 지난해 20% 떨어졌다. 전반적인 수익성 회복 분위기 속에서도 해외법인 순이익 84% 급감, LG생명과학 흡수합병 관련한 주주 잡음 등이 주요인으로 분석된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화학 임원(사외이사 제외) 98명 중 22명(22.4%)이 최소 10주에서 많게는 700주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LG화학 임원들의 자사주 매입 행렬은 2016년 3월부터 10월까지 이어졌는데, 박 부회장을 비롯해 6명의 사장단 전원이 자사주를 샀다.
손옥동 기초소재사업본부장(사장)은 지난해 4월과 6월에 1번, 10월에 2번 등 총 4번에 걸쳐 자사주를 매입했다. 매입가는 22만6000원에서 25만3500원 사이로, 3억900만 원어치를 샀다.
유진녕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장)는 10월21일 1억7290만 원치를, 박 부회장도 같은 날 1억700만 원치 자사주를 매입했다.
정호영 최고재무책임자(CFO, 사장)는 4월과 10월 1억5840만 원치를 샀고, 이웅범 전지사업본부장(사장)과 김민환·이종택 전무도 1억 원 이상을 들여 박 부회장의 주가 방어 행보에 힘을 보탰다.
박영기 사장과 김명환 배터리연구소장(사장)은 각각 8490만 원, 6955만 원어치 자사주를 샀다. 이 외 권승혁 부사장과 정찬식·박현식·남도현 전무, 강창범 상무 등이 5000만 원 이상의 주식을 매입했다.
이에 반해 김수령 자동차전지개발센터장(전무)은 지난해 보유 중이던 주식 234주를 전량 매도했다. 2015년과 지난해 5월 6560만 원을 들여 주식을 산 김 전무는 6170만 원에 팔아 400만 원의 손실을 봤다.
자사주를 팔지는 않았지만 매입 시점에 따라 투자이익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임원은 적지 않다. 권승혁 부사장은 32만5000원에 자사주를 샀지만 LG화학 주가가 27만 원대로 떨어지며 주식가치가 1600만 원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김명환 사장과 최정욱·박종일 전무, 홍우평 상무, 한 장선 연구위원 등도 주식가치가 최대 520만 원 감소했다.
LG화학 주가가 지난해 32만8500원에서 시작해 연말 26만1000원으로 1년간 20.5% 감소했기 때문이다. 코스피 시가총액 순위는 9위에서 15위로 떨어졌다. 올 들어서도 최근 며칠간 반짝 상승하긴 했으나, 9일 종가기준으로는 27만2000원으로 정체된 상태다.
한편, 오너 일가인 구본준 LG 부회장은 LG화학의 등기임원으로 등재돼 있지만 자사주는 보유하지 않고 있다. 이 외에도 전무급 이상 고위 임원 중 노기수 재료사업부문장(부사장). 이종수 정도경영담당(전무), 중앙연구소.미래기술연구센터 수석연구위원 등은 자사주를 보유하지 않고 있으며, 지난해 다수 임원들의 매입 행렬 속에서도 아무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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