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안신혜 기자] 지난 3년간 국내 금융권에서 1만2000여개의 일자리가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임원 등 고위직급보다는 사원이나 대리 등의 하위 직급의 일자리가 2배 가량 감원된 것으로 조사됐다.
업종별로는 증권사의 일자리 감소 폭이 가장 크게 나타났다. 다음으로는 생명보험→ 손해보험→ 은행 순이었다. 금융지주사는 금융업종 가운데 유일하게 고용이 늘었지만 인원이 워낙 적어 전체 고용에 영향을 주지는 못했다.
회사별로는 하나은행 임직원수가 2200명 줄어 감원 1위를 기록했다. 반면 한국산업은행은 777명이 늘어났다.
11일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등록된 은행과 생명보험, 손해보험, 금융지주사, 증권사 등 총 102개 금융사의 지난 2013년 3분기~2016년 3분기 고용현황을 분석한 결과 3년 간 총 1만2313개의 일자리가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고용인원은 2013년 3분기 말 22만303명이었지만 해마다 감소세를 보였고, 지난해 3분기 말에는 20만7990명으로 5.6% 줄어들었다. 전체 102개사 중 고용을 늘린 곳은 46개사로 전체의 45.1%에 불과했다.
직급별로는 임원보다 매니저급 이하 직원들의 고용 감소 폭이 훨씬 컸고, 업종별로는 증권업의 감소 폭이 두드러졌다.
임원 등 고위직급은 3년 동안 2418명에서 2328명으로 90명(3.7%) 축소된 반면 하위 직급인 직원 수는 21만7885명에서 20만5662명으로 1만2223명(5.6%)이나 감소했다.
또 2013년 3분기 말 30개 증권사의 총 고용인원은 3만8616명에 달했으나 지난해 3분기 말에는 3만3737명으로 3년 간 무려 4879명(12.6%) 줄어들어 금융권 중 가장 많이 줄어들었다. 증권사 역시 임원보다 하위 직급의 구조조정이 더 거셌다. 임원은 870명에서 788명으로 9.4%, 직원은 3만7746명에서 3만2949명으로 12.7% 감소했다.
생명보험사의 감원 바람도 거셌다. 전체 금융권 가운데 생보사의 임원과 직원의 고용 감소율 차이가 가장 컸다. 24개 생보사의 고용은 3년간 11.9%(3669명)가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임원 자리는 1.3%(8명) 감소한데 그친 반면 직원고용은 12.2%(3661명)이나 감소했다.
29개 손해보험사의 고용은 1286명(3.9%) 감소했다. 임원 수는 변동이 없었으며, 직원만 3.9%인 1286명 축소됐다.
16개 은행의 고용은 2507명 줄어 감소율 2.1%를 기록했다. 임원은 1.0%, 직원은 2.1% 감소했다. 금융지주는 유일하게 고용이 늘었지만 임직원수가 워낙 적어 전체 고용 수에는 영향을 거의 주지 못했다. 3개 금융지주 임직원 수는 3년 전 426명에서 작년 3분기 말 454명으로 6.6%(28명) 증가했다.
회사별로는 하나은행의 직원 일자리가 2199개(-13.0%) 사라져 고용 감소폭이 가장 컸다. 임원 자리는 변화가 없었다. 2위는 1590명(-22.9%)이 감소한 삼성생명, 3위는 1291명(-6.1%)이 감소한 국민은행이었다. 이어 한국SC은행(-1120명, -20.9%), NH증권(-937명, -23.8%), 한화생명(-845명. -18.0%), 유안타증권(-814명, -32.2%), 메리츠화재(-750명, -28.7%) 순이었다.
고용을 가장 많이 늘린 금융사는 한국산업은행이다. 3년 간 고용인원이 777명(28.6%) 증가했다. 2위는 583명(5.0%) 늘어난 IBK기업은행, 3위는 326명(2.4%) 증가한 농협은행이었다. 이어 한화손보(289명, 9.9%), 경남은행(275명, 12.9%), 메리츠종금(269명, 22.2%), 흥국생명(235명, 39.2%), 신한은행(220명, 1.6%) 순으로 고용이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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