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유성용 기자] (주)두산이 본업이 아닌 부업에서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두산그룹 하면 중공업 이미지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기업이지만, 지주사인 (주)두산은 스마트폰 부품을 생산하는 사업도 영위하고 있으며 매년 7000억 원 안팎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주)두산은 사업지주로서 지주사 역할 외에 전자, 모트롤, 산업차량, 정보통신 등의 자체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자체사업(기타부문 제외) 매출은 부문별 실적이 공개된 2009년 1조2031억 원에서 지난해 1조7229억 원으로 43.2% 증가했다.
올 1분기 매출도 472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2% 늘었다.
자체사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전자BG로 45% 안팎의 매출을 담당한다. 삼성전자와 애플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으며 스마트폰과 태블릿PC 필수 소재인 동박적층판(CCL)이 주요 먹거리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도 생산한다.
특히 전자BG의 경우 올 1분기 매출이 216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4% 증가하며, 연간 매출 1조 원 돌파 가시권에 들어왔다. 2009년 이후 전자BG 연간 매출은 5000억 원대에서 대체로 상승 곡선을 그리며 지난해까지 40%가량 증가했다. 분기 실적은 2015년 4분기 이후 5분기 연속 성장세에 있다.
회사 측도 올해 전자BG의 실적 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두산 관계자는 “전자BG는 2017년 성장 잠재력이 높은 고부가 제품 확대 및 중화권 등 글로벌 고객층 다변화로 실적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업황도 좋다. 최근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전자가 지난해 갤럭시노트7 조기단종 이후 절치부심하며 내놓은 갤럭시S8과 출시 예정인 애플의 아이폰 10주년 차기작 등으로 호황기를 보내고 있다.
전자BG 등 자체사업 호조로 두산그룹 직원들도 오랜 만에 사기가 고무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두산은 2014년부터 시작된 유동성 위기로 임직원 사기가 크게 떨어져 있던 상황이다.
게다가 두산은 ‘사람이 미래다’라는 슬로건을 지녔음에도 20대 신입사원을 아우른 구조조정에 나서며 세간의 눈총을 따갑게 받았다. 이후 두산은 지난해 3월 박정원 회장 취임 후 ‘두산은 내일을 준비합니다’로 슬로건을 교체했다.
(주)두산은 전자BG 외에도 연료전지와 면세점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삼고 중점 추진하고 있다. 아직까지 가시적인 성과는 나오지 않은 상태지만 연내 납품하는 프로젝트가 많아 올 하반기에는 매출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5월 오픈한 두타면세점도 아직까지 수백억 원대 적자를 내고 있지만, 흑자를 낼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두산중공업과 두산건설 등 종속회사 지분이 반영된 (주)두산의 1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4조86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0.2%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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