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유성용 기자] 신세계그룹 남매경영에 나선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사장이 지난 1년 사이 임원의 40% 이상을 물갈이 한 것으로 나타났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과 황창규 KT 회장은 연임 전 3년 동안 임원의 75%와 64%를 물갈이 했는데, 이와 비교해 교체율이 낮은 편은 아닌 셈이다. 이마트와 백화점 부문의 책임 경영을 위해 남매가 자신만의 색깔로 임원진을 꾸린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데이터뉴스 인맥연구소 리더스네트워크에 따르면 정 부회장이 이마트를 맡기 전 2015년 3분기 기준 임원은 35명(비상근 임원 제외)이고, 이중 지난해 말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인물은 20명으로 15명(42.9%)이 교체됐다. 임원 수는 44명으로 25.7% 늘었다.
이마트는 정 부회장 체제 전환 후 전략실을 비롯해 법무, 품질 담당 임원이 새롭게 보강되며 강화됐다. 인사·해외·개발 담당 등 주요 지원부문 임원은 교체됐다.
전략실에는 지난 연말 권혁구 전략실장(사장)이 남매경영 본격화에 따라 신세계에서 이마트로 자리를 옮겨와 승진과 함께 신규선임 됐다. 경북대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1987년 신세계에 입사한 권 사장은 2014년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그룹 신사업을 담당하는 전략실 기획팀장을 지냈다. 그룹 전략통이 정 부회장 그늘로 들어간 셈이다.
이 외 장재훈 충무팀장, 김낙호 관리팀장, 인사팀장 등 전략실 담당 임원(상무보) 등도 이마트 전략실의 새 얼굴이다.
이형천 개발담당 상무보, 김맹 인사담당 상무보 등도 물갈이 보직에 신규 선임됐다. 송세빈 법무실장(부사장보)도 눈에 띄는 새얼굴이다.
정유경 사장이 이끄는 신세계는 2015년 3분기 임원 36명 중 지난해 말 기준 15명(41.7%)이 바뀌었다. 임원 수는 정 부회장 등이 이마트로 옮겨감에 따라 33명으로 소폭 줄었다. 신세계 조직은 권 사장이 빠진 전략실과 영업본부 등 굵직한 뼈대만 바뀌었는데, 물갈이 임원 수는 정 부회장의 이마트와 비슷하다.
정 사장이 신세계를 맡은 이후 알짜 지점인 강남점장을 비롯해 인천, 영등포, 경기 등 수도권 주요 지점 점장이 교체됐다. 또 지난해 말 인사에서는 현대백화점(회장 정지선)과의 업계 2위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 조창현 영업1본부장(부사장보), 김봉수 영업2본부장(김봉수), 유신열 전략본부장(부사장보)이 신설 조직의 수장으로 신규 선임됐다. 이들 3명은 모두 신세계 백화점의 알짜인 광주신세계, 강남점 등에서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며 요직에 오른 공통점이 있다.
이에 따라 신세계와 이마트는 올 들어 처음으로 전략 회의를 따로 개최하는 등 분리 경영 후 남매가 본격 후계 경쟁에 돌입했다. 그간 신세계는 그룹 전 계열사 사장들이 모여 다음 해 사업계획을 세웠다.
한편 신세계는 지난해 5월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사장이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 분리경영을 시작했는데, 1년 만에 책임경영 시너지로 총자산이 29조1600억 원에서 32조3000억 원으로 10.8% 증가하는 효과를 냈다. 신세계는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자산 기준 국내 재계 순위에서 처음으로 10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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