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유성용 기자] LG전자 MC사업본부장 3년차를 맞는 조준호 사장이 삼진아웃 기로에서 반전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최근 전략 스마트폰 LG G6로 재기에 나선 조 사장의 올해 초반 분위기는 일단 나쁘지 않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 G6 판매량은 지난 10일 출시 이후 6일 동안 약 7만여대가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출시 첫날 2만대에 이어 이후에도 일 판매량이 1만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8만2000명의 사전예약 고객은 대부분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G6의 판매 호조는 그간 스마트폰 시장에서 부진했던 LG전자로서는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회사 내부에서도 일 개통 1만대 수치를 매우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라고 한다.
실제 LG전자는 G6 출시 이틀 만에 3만대 개통 실적을 이례적으로 공개하기도 했다. LG전자가 전략 스마트폰의 초기 판매 대수를 공개한 것은 거의 처음 있는 일이다. LG전자 관계자는 “LG는 제조사이기 때문에 판매량을 매일 직접 집계하지는 않는다”며 “하지만 G6는 초반 분위기가 좋고 의미 있는 판매대수라고 판단해 홍보하게 됐다”고 말했다.
전작인 G4는 출시 첫날 4000~5000대, G5는 1만5000여대를 팔았으나 판매 추세가 장기간 이어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G6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시기가 맞물려 출시되며 소비자들에게 상징적인 의미를 더하고 있으며, 삼성전자 갤럭시S8, 아이폰 등 경쟁사의 신제품이 없는 상황에서 시장을 공략하는 호기를 맞아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G6의 판매 호조로 LG전자 MC사업본부가 흑전전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G6의 판매량은 1분기 40만대, 2분기 170만대에 이를 것”이라며 “2분기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G6 출시 후 LG전자 주가도 연일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10일 6만4100원에서 15일 6만7800원으로 5.8% 올랐다.
LG전자 MC사업본부는 시장 경쟁 심화 속에서 G5과 V20 판매 부진으로 지난해 1조2000억 원의 적자를 냈다. 업계에서 G5는 ‘조준호폰’이라 불릴 정도로 LG전자 스마트폰사업 부활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지난해 하반기 출시된 V20 역시 갤럭시노트7이 배터리 결함으로 조기 단종했지만 반사이익을 크게 얻지는 못했다. 이에 따라 적자 규모는 전년 1200억 원에서 10배 폭증했다.
일각에서는 조 사장이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한정된 마케팅 자원을 전략적으로 집행하지 못했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조 사장은 MC사업본부장으로서 재임하며 잇따른 실패로 줄곧 ‘위기’라는 수식어를 달고 보냈다. 경질될 것이란 관측마저 나왔을 정도다.
위기의 상황에서 조 사장은 승부수를 던졌다. 18대9 화면비 등 소비자가 원하는 부분을 구현하고, 이를 알리는 마케팅에 나섰다. 자칫 소비자가 원하는 부분을 충족시켜도 LG 스마트폰은 안 된다는 낙인의 위험을 감수한 것이다.
투 스트라이크로 삼진 아웃 직전, 지난 연말 인사에서 유임되며 한 차례 더 기회를 얻은 조 사장이 G6로 MC사업본부의 출루를 이끌며 살아남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삼성전자는 G6의 초반 돌풍에 갤럭시S8의 출시 전 티저영상을 2주 이상 앞당기며 견제에 나서고 있다. 갤럭시S8의 예약판매는 4월7일부터 열흘간 이어진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G6를 이례적으로 알뜰폰 업체에도 동시에 출시하며 판매량 극대화를 시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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