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삼성·LG 폰, 시험대 오른 고동진·조준호 사장

갤노트7 배터리 사태-G시리즈 잇단 부진..양대 무선부문 사령탑 반전 이룰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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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왼쪽), 조준호 LG전자 사장

[데이터뉴스 = 유성용 기자] 위기에 봉착한 삼성과 LG의 스마트폰 사업을 책임지는 고동진 사장과 조준호 사장이 2016년 9월 나란히 사태 수습 시험대에 올랐다.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은 갤럭시노트7 출시를 전후해 천당과 지옥을 오가며 배터리 폭발사태 수습이란 큰 과제를 안았다. 문제 해결을 위해 고 사장은 추석 연휴도 반납했다. 조준호 LG전자 사장은 V20을 마지막 불꽃 삼아 잇따른 적자로 존폐 위기에 처한 스마트폰 사업부를 구해내야 한다.

고 사장은 삼성전자 무선사업 제2의 도약을 이끌 것이란 기대 속에 지난 연말 사업부를 맡았다. 그 전까지 사업부를 맡아왔던 신종균 IM부문 총괄사장이 라인업 효율화로 수익성 기반을 닦은 상황에서 고 사장은 자신의 첫 작품이나 다름없는 갤럭시노트7으로 성과를 내고 입지를 다질 것으로 예상됐다.

시작은 좋았다. 홍채인식과 방수·방진 등 혁신 기술 탑재로 호평 속 약 2주간 진행된 국내 사전예약 판매에서 갤럭시S7보다 3배 많은 40만대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판매가 시작된 지 불과 5일 만인 지난달 24일 배터리 결함이 발생해 상황이 반전됐다.

고 사장이 직접 나서 고개 숙이며 발 빠르게 250만 대에 달하는 글로벌 출하량 전체의 리콜에 나섰지만 폭발사고는 계속 이어졌고 급기야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와 연방항공청(FAA) 등은 소비자에게 사용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나섰다. 미국 정부의 자국 보호 정책 일환이란 지적이 있으나, 소비자 안전을 고려할 때 삼성측은 할말이 없는 상황이다. 캐나다·인도·일본·호주·대만·싱가포르 등도 기내에서 갤럭시노트7의 사용 금지 조치를 취했다.

고 사장으로선 폭발 사태를 완벽히 수습하고 품질 신뢰도에 의구심을 품은 소비자들의 마음을 돌려놓는 게 가장 시급한 과제다. 업계에서 추정하는 리콜손실은 1조 원 수준이지만 신뢰도 하락에 따른 무형의 손실을 생각한다면 고 사장의 어깨는 더 무거울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고 사장은 추석 연휴도 반납하고 사태 해결에 매진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조준호 사장은 올 초 조준호폰이라 불린 G5 흥행 참패로 분위기 반전이 절실한 상황이다. LG전자 MC사업부 인력 재배치가 이뤄졌고 일각에서는 스마트폰 사업 존폐 이야기까지 나올 정도로 벼랑 끝에 섰다. G5 실패로 LG전자 MC사업부는 1, 2분기 합쳐 3500억 원 적자를 냈다. 5분기 연속 적자다.

LG전자는 북미에서 삼성전자와 애플에 이어 시장 점유율 3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프리미엄폰 시장에서 이미 점유율이 한 자릿수로 떨어졌고 세계 시장 점유율에서도 5위권 밖으로 밀려난 상태다.

V20이 눈과 귀를 사로잡는 오디오·카메라로 마니아층을 공략한 제품이지만 성과를 내야만 하는 이유다. 특히 LG전자는 지난 7월 기존 조직을 총괄하는 매니지먼트경영자(PMO)를 신설해 조 사장 직속에 두며 힘을 실어줬다. 앞서 3월에는 LG전자 대표이사로 선임되기도 했다. 고 사장보다 짊어진 책임이 더욱 막중한 셈이다.

일단 회사 내부에서는 V20 출시로 MC사업본부의 적자 폭을 줄여 내년 초 새로운 G시리즈를 지금보다 좋은 시장 분위기에서 출시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조 사장도 지난 7일 출시행사에서 “V20 출시를 기점으로 회사 실적이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상황은 나쁘지 않다. 가을 스마트폰 대전을 펼칠 경쟁사 신작들이 주춤하고 있다. 갤럭시노트7은 배터리 결함으로 리콜 중이고 애플의 아이폰7은 혁신이 부족하다는 혹평을 받고 있다.

고동진 사장과 조준호 사장이 직면한 과제를 잘 풀어내 위기에 처한 삼성과 LG 스마트폰 사업을 구해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sy@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