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안신혜 기자] 하이트진로가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주요 사업인 소주부문 실적이 하락하는데다, 맥주 수익성까지 꾸준히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이트진로 맥주사업 부문 매출은 지난 2012년부터 5년 간 하락했다. 2012년 맥주 부문은 매출액이 9223억 원에서 2013년 9162억 원, 2014년 8272억 원, 2015년 8000억 원까지 떨어졌다. 매출 비중 역시 43.6%에서 41.97%로 하락했다.
소주사업 부문 매출은 2012년 매출액이 1조 1299억 원으로 1조원 대를 상회했다. 그러나 이듬해 2013년 9827억 원으로 1조 원대가 무너진 후 2015년 9604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 비중은 2012년 51.75%에서 2015년 50.35%로 하락했다.
연간실적은 2015년 매출액 1조 9074억 원에서 2016년 1조 8902억 원으로 감소, 영업이익은 1339억 원에서 1240억 원으로 7.4% 감소하는 등 하락했다.
하이트진로가 마지막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 것은 2012년으로, 2011년 맥주 부문 실적 1위를 오비맥주에 넘겨준 이후다. 당시 진행된 희망퇴직으로 직원 100여 명이 사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트맥주가 희망퇴직을 실시하기 전인 2011년 김인규 대표가 부사장에서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2014년에는 박문덕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고 김 대표 단독체제가 시작됐다.
그러나 지난 5년 간 희망퇴직과 대표 체제 변화 등에도 실적은 내리막길을 이어갔다. ‘혼술’ 문화의 확산과 수입맥주의 인기로 주류업계 전체의 불황이 온 것이다. 지난해 4월과 11월에는 국내 맥주 업계 1위인 오비맥주는 138명의 희망퇴직을 실시한 바 있다.
지난해 하이트진로는 청담동 건물과 서초동 부동산을 각각 390억 원, 910억 원에 매각하며 재무 개선을 시도했다. 12월에는 오비맥주에 이어 맥주 평균가격을 6.33% 인상했다. 그러나 수입맥주 시장 증가, 롯데주류의 맥주 생산량 증가 등 여전히 맥주사업 부문의 실적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분석된다.
박 회장은 올 신년사를 통해 맥주사업부문의 ‘수익성’ 중심의 체질개선을, 소주부문은 공격적인 투자와 신제품을 통한 시장지배력을 강화하는 등 사업부문별 핵심 경쟁력 강화를 내세웠다.
임직원들에게 ‘질풍경초(疾風勁草)’가 되어 모진 바람에도 꺾이지 않는 굳센 풀이 될 것을 강조했지만 결국 5년 만에 다시 전 직원을 대상을 희망퇴직을 실시하게 됐다.
3200여 명의 전 직원을 대상으로 실시되는 희망퇴직의 조건은 20년 이상 근로자에 한해 퇴직금, 별도의 최대임금 30개월 치 위로금, 1년 치 학자금 지원, 창원지원대출 등이다.
업계 1,2위의 주류업체가 1년 새 연달아 가격인상, 희망퇴직 등을 실시하는 등 재무 상황이 악화된 가운데, 올 상반기에는 롯데주류가 3000억 원을 투자한 신공장을 통해 맥주 생산량을 늘릴 예정이기 때문에 주류 업계의 수익성 고민은 계속될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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