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IT서비스 기업 CEO들이 개인 차원에서 잇따라 자사주를 사들이고 있다. AI·클라우드·데이터센터 등 신사업 투자를 확대하는 상황에서, CEO가 회사 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고 주주와 이해관계를 맞추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주요 IT서비스 기업 대표이사의 주식 보유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준희 삼성SDS 대표, 현신균 LG CNS 대표, 심민석 포스코DX 대표, 김경엽 롯데이노베이트 대표, 신장호 아이티센엔텍 대표 등이 올해 자사주를 장내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준희 삼성SDS 대표는 지난 4월 자사주 100주를 주당 17만8600원에 매수했다. 이에 따라 이 대표가 보유한 삼성SDS 주식은 1200주로 늘었다.
현신균 LG CNS 대표는 지난 3월 자사주 2500주를 주당 6만600원에 장내 매수했다. 약 1억5000만 원 규모다.
심민석 포스코DX 대표는 지난해 1월 취임 이후 네 차례에 걸쳐 총 841주를 매입했다. 지난해 1월 209주와 9월 253주를 산 데 이어 올해 2월 128주를 추가했고, 지난 6월에는 251주를 주당 1만9870원에 매수했다.
김경엽 롯데이노베이트 대표도 지난 3월 2139주를 추가로 매입했다. 이에 따라 보유주식은 5003주로 늘었다.
신장호 아이티센엔텍 대표 역시 지속적으로 자사주를 늘려왔다. 올해 1월 4만 주를 추가 매입하는 등 2024년 이후 네 차례 장내 매수에 나섰다. 이후 아이티센엔텍이 주식 병합을 실시해 현재 보유주식은 4만 주, 지분율은 0.31%다. 이번 조사 대상 CEO 가운데 가장 높은 지분율이다.
지난 1월 자사주 매수 당시 신 대표는 “실적과 펀더멘털이 크게 개선됐음에도 시장에서 회사 가치가 저평가돼 있다”며 “자사주 매수는 회사의 중장기 성장 가능성과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책임 있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보유 자사주 가치는 이준희 대표가 가장 큰 것으로 집계됐다. 8월 28일 종가를 기준으로 이준희 대표가 보유한 자사주 가치는 2억9160만 원으로 나타났다. 신장호 대표가 2억2400만 원으로 뒤를 이었고, 현신균 대표 1억8950만 원, 김경엽 대표 9331만 원, 심민석 대표 1800만 원 순으로 집계됐다.
눈에 띄는 것은 자사주 매입이 임원진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SDS가 대표적이다. 지난 7월에만 임원 32명이 자사주를 매입했다. 롯데이노베이트도 지난 3월 임원 20명이 약 5억5000만 원어치 자사주를 샀다.
당시 회사 측은 미래 성장 잠재력과 사업 경쟁력에 대한 경영진의 확신을 바탕으로 책임경영을 실천하고 성과를 창출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IT서비스 기업 CEO와 임원들의 자사주 매입이 이어지는 것은 기업가치 제고에 대한 요구가 커진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IT서비스 기업들은 최근 시스템통합(SI) 중심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AI와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로봇 등 성장성 높은 분야로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삼성SDS는 클라우드와 생성형 AI를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하고 있고, LG CNS 역시 AI·클라우드를 성장축으로 키우고 있다. 포스코DX는 피지컬 AI를 중심으로 사업 전환을 추진하고 있으며, 롯데이노베이트도 AI와 데이터센터에 힘을 싣고 있다.
하지만 성장사업 확대가 곧바로 기업가치 상승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 실적으로 연결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경영진이 자사주를 사는 것은 회사의 중장기 성장성과 기업가치에 대한 자신감을 시장에 전달할 수 있는 직접적인 방법 중 하나다.
다만 자사주 매입은 경영진의 의지를 보여주는 신호인 만큼 실제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려면 실적 개선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결국 IT서비스 CEO들이 잇따라 사들인 자사주의 성패도 AI·클라우드·데이터센터 등 미래 성장사업에서 얼마나 빠르게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어 내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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