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4 앞두고 엇갈린 성적표…한화·한미 TC본더 경쟁 격화

4분기 한화세미텍, 흑자 전환·한미반도체 영업익 61.6% 감소…올해 SK하이닉스 TC본더 수주 100대이상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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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HBM4 앞두고 엇갈린 성적표…한화·한미 TC본더 경쟁 격화
HBM(고대역폭메모리) 투자 확대가 이어지면서 SK하이닉스의 TC본더(열압착장비) 발주가 후공정 장비업계 판도를 흔들고 있다. HBM4 양산 국면에서 발주가 이어지는 가운데, 한화세미텍과 한미반도체 간 경쟁 구도는 소송전이라는 변수까지 안고 있다.

3일 데이터뉴스가 한화비전 실적을 분석한 결과, 산업용장비 부문(한화세미텍)은 2025년 4분기 흑자전환했다. 영업이익률은 0.6%로 전년 동기(-34.7%) 대비 개선됐다.

연간으로 살펴보면 한화세미텍의 2025년 매출은 전년 대비 13.6% 증가한 4560억 원을 기록했고, 영업손실은 199억 원으로 전년(-612억 원) 대비 규모 축소됐다.

반대로 한미반도체는 2025년 매출이 576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하는데 그쳤고, 영업이익은 2514억 원으로 1.6% 감소했다. 특히 4분기 매출은 83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5%, 영업이익은 276억 원으로 61.6% 감소했다.

이는 반도체 후공정 장비인 TC본더의 SK하이닉스향 수주가 실적에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그간 글로벌 점유율 1위인 한미반도체가 SK하이닉스의 주 공급사로 꼽혔지만, 2025년에는 한화세미텍의 TC본더 수주 규모가 805억 원으로 한미반도체(536억 원)를 상회한 것으로 집계됐다.

HBM4 양산을 위한 TC본더 추가 발주가 예고되면서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키움증권은 최근 리포트에서 "SK하이닉스의 HBM4 생산을 위한 TC본더 구매 수량은 105~120대 수준으로 시장 기대치(80대)를 상회할 것"이라며, "이에 따라 SK하이닉스를 주요 고객으로 하는 한화비전의 TC본더 수주 금액도 2025년 800억 원 대비 3배 수준 급증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언급했다. 

한화세미텍도 제품 라인업 확대를 통해 대응에 나섰다. 회사는 지난달 25일 차세대 본더인 하이브리드 본더 2세대를 개발했다고 밝히며, 올 상반기 중 고객사에 장비를 인도해 성능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공개했다. 동시에 올해 1월과 2월 두 차례 TC본더 공급 계약을 성사시켰으며, 올해는 본딩 헤드를 키운 TC본더와 칩 간 간격을 줄인 플럭스리스 TC본더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급 계약의 고객사와 규모는 제한적으로만 알려져 있다. 지난 1월 SK하이닉스가 한화세미텍과 한미반도체에 TC본더를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고, 한미반도체는 96억 원 규모 계약을 공시했다. 한화세미텍의 계약 규모는 60~90억 원 수준으로 거론된다. 업계에서는 2월 체결된 공급 계약 역시 SK하이닉스향 물량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다만 변수도 있다. 한화세미텍과 한미반도체 간 특허 소송전이 장기화될 경우, 발주 경쟁 구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024년 말 한미반도체가 한화세미텍을 상대로 TC본더 핵심 기술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고, 2025년 10월 한화세미텍이 역소송을 제기했다. 첫 변론기일은 올해 4월 9일로 예정돼 있다. 업계에서는 소송 리스크를 분산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SK하이닉스가 지난해 하반기 양사 대신 싱가포르 ASMPT에 TC본더 7대를 발주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하고 있다.

박혜연 기자 phy@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