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026년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미래 신사업인 로봇 분야를 전면에 내세우고, 사장단 인사는 최소화하며 '성과 기반의 확대'와 '경영 안정'이라는 투트랙 전략을 펼쳤다.
3일 데이터뉴스가 삼성전자의 임원 인사를 분석한 결과, 2026년 임원 승진 규모는 4년 만에 증가한 162명으로 집계됐다.
임원 승진은 2021년 217명 이후 매년 줄어 2025년 139명까지 떨어졌지만, 올해 반등했다. 삼성전자는 정기 임원 인사의 키워드로 성과주의를 내세우는 만큼, 최근 반도체 등 주력 사업의 실적 개선이 승진 규모 확대의 배경으로 풀이된다.
부사장 승진이 특히 크게 늘었다. 2025년 35명(DX 15명, DS 12명)에서 2026년에는 51명(DX 26명, DS 25명)으로 대폭 증가하며, 사업부문 전반에 걸친 성과에 대한 보상이 이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인사의 핵심 키워드는 ‘로봇’이다. 2025년이 인공지능(AI)·6G·차세대 반도체에 초점을 맞췄다면, 2026년에는 AI·로봇·반도체가 공식 언급되며 로봇 사업의 위상이 한층 높아졌다. DX부문 내 로봇 기술 전문가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윤장현 삼성벤처투자 대표는 유망기술 투자를 이끌어 온 공로를 인정받아 DX부문 CTO로 승진했다. 권정현 삼성리서치 로봇 인텔리전스 팀장은 로봇 AI 기반 인식·조작 기술 역량을 인정받아 부사장으로 올랐고, 최고은 로봇 플랫폼 팀장은 자율주행 로봇 개발 성과로 상무가 됐다.
AI·로봇 관련 M&A 및 투자 기반을 마련한 이성심 경영지원실 Corporate Development 그룹 상무도 승진 명단에 포함됐다.
삼성전자는 레인보우로보틱스 최대주주 확보 등 로봇 사업 외연 확장을 이어가는 가운데, 최근 스타트업들의 조리로봇·센서·AI설계·의료 로봇 기술 성과를 공개하며 미래 성장동력 확보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한편, 대규모 승진 확대 기조 속에서도 사장 승진자는 1명에 그치며 최근 7년 중 가장 적은 규모를 기록했다.
2022년 이재용 회장 승진 이후 2023년 뉴삼성 체제를 구축하면서 사장 7명의 대규모 승진이 있었던 것과 대비된다. 이는 현 경영 체제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았으며, 기존 리더십을 유지해 조직 안정성을 강화하려는 선택으로 해석된다.
전영현 부회장은 DS부문장 겸 메모리사업부장을 유지하고 SAIT 원장은 겸임하지 않기로 했다. 노태문 DX부문장 직무대행은 대표이사로 선임되면서 DX부문장과 MX사업부장직을 모두 이어가 현 체제를 유지한다.
박혜연 기자 phy@datanews.co.kr
[ⓒ데이터저널리즘의 중심 데이터뉴스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