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인사로 체질개선…정유경 신세계 회장, 면세·패션 수장 교체

영업이익 악화·적자전환, 신세계인터내셔날·신세계디에프…부문별 책임경영 통해 실적반등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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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내부 인사 카드로 반전 노린다” 정유경 신세계, 면세·패션 수장 교체

[취재] “내부 인사 카드로 반전 노린다” 정유경 신세계, 면세·패션 수장 교체
정유경 신세계 회장이 부진한 계열사 수장 교체에 나섰다. 영업이익이 2년간 76% 급감한 신세계인터내셔날과 업황 변동이 큰 신세계디에프 대표를 동시에 바꾸며, 실적 반등을 위한 승부수를 던졌다.

1일 데이터뉴스의 취재를 종합한 결과,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정 회장이 챙기는 백화점 계열사 중 실적 개선이 시급한 곳으로 꼽힌다. 매출은 2022년 1조5539억 원에서 지난해 1조3543억 원, 올해 1조3086억 원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영업이익은 1153억 원에서 487억 원, 268억 원으로 추락했고, 올해 상반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90.2% 급감한 24억 원을 기록했다. 

위기 돌파를 위해 회사는 기존 2인 대표 체제에서 패션·코스메틱1·코스메틱2·라이프스타일(자주) 등 4인 각자대표 체제로 조직을 재편했다. 패션 부문은 김덕주 대표가 맡고, 뷰티 부문에는 서민성 코스메틱1부문 대표와 이승민 코스메틱2부문 대표가 각각 선임됐다. 자주(라이프스타일) 부문은 김홍극 대표가 책임진다. 

김덕주 대표는 유니레버, 마스, 샤넬 등 글로벌 기업 출신으로 2017년 신세계에 합류했다. 이후 럭셔리 편집숍 운영과 해외 패션 브랜드 소싱을 총괄하다가, 2021년부터 신세계인터내셔날의 해외패션본부장을 맡았다.

서민성 대표는 퍼셀 대표이사직을 겸임하며 스킨케어 중심 코스메틱 사업을 이끌 전문가로 평가된다.

이승민 대표는 색조 중심 화장품을 관리하며, 1985년생으로 그룹 최초 여성 CEO 타이틀을 갖고 있다. 어뮤즈 대표와 함께 뷰티 브랜드 운영에 깊이 관여해 왔다. 김홍극 대표는 리빙·자주(라이프스타일) 부문을 책임하며 홈 인테리어, 생활잡화 등의 경쟁력 강화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면세사업을 맡고 있는 신세계디에프는 업황 부침 속에서 반등의 실마리를 찾고 있다. 영업이익은 2022년 142억 원에서 2023년 967억 원으로 증가했다가, 지난해 –197억 원으로 돌아섰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158억 원 흑자를 냈지만, 올해 다시 –39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됐다.

새 수장은 이석구 신세계라이브쇼핑 대표가 내정됐다. 그는 과거 스타벅스코리아 대표로 재직하며 매출 2조 원대 규모로 성장시키는 데 기여했고, 그룹 내에서는 조선호텔 대표를 맡아 구조조정과 수익성 개선 작업을 이끈 경험이 있다. 최근에는 신세계라이브쇼핑을 이끌며 신사업 발굴에 힘써왔다. 그는 신세계 그룹 위기 계열사 정상화 경험이 풍부하다. 이를 통해 면세점 실적 회복의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다.

이번 인사의 또 다른 특징은 모두 내부 인사라는 점이다. 외부 전문가 영입 대신 그룹 내부에서 경험과 성과를 쌓아온 인물을 중용하며 조직 안정과 체질 개선을 동시에 꾀하려는 정유경 회장의 의지가 드러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수민 기자 osm365@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