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가 벌어들인 수익 대부분을 해외 본사로 송금하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
16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오비맥주의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오비맥주는 지난해 총 3328억 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이는 전년 배당금 1900억 원보다 75.2% 급증한 수치다. 같은 해 오비맥주의 순이익은 2411억 원으로, 배당금이 순이익을 약 38% 초과했다.
특히 2024년 배당금은 2022년과 2023년 배당총액을 합한 금액보다 많았다.
장기적인 흐름으로 봐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오비맥주의 최근 5년간(2019~2024년) 누적 영업이익은 약 1조5192억 원, 같은 기간 누적 배당금은 약 1조3938억 원에 달한다. 영업이익의 91.7%가 배당금으로 지급된 것이다.
이는 국내 기업 평균 배당성향을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대기업의 배당성향은 20~30%선이다. 오비맥주의 배당성향은 최근 10년간 2022년을 제외하고 모두 세 자릿 수를 기록했다.
오비맥주의 최대주주이자 유일한 주주인 AB인베브는 지분 100%를 보유한 외국계 회사다. 오비맥주에서 나오는 배당금은 전액 외국 본사로 송금되는 구조다.
통상적으로 기업의 이익은 일정 부분 배당, 일정 부분은 시설투자나 연구개발 등에 재투자되기 마련이다. 그러나 오비맥주의 경우, 순이익을 초과하는 고배당 기조로 인해 국내에 재투자되는 자금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된다.
AB인베브는 세계 최대 맥주 회사로 벨기에에 본사를 두고 있다. 버드와이저, 스텔라 아르투아, 코로나 등 글로벌 브랜드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오수민 기자 osm365@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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