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1분기 호실적으로 내고도 불안한 2분기를 맞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따른 불확실성 때문인데, LG전자의 대응책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6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LG전자의 영업(잠정)실적을 분석한 결과,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8% 증가한 22조7447억 원을 기록했다.
LG전자는 2024년 1분기부터 매분기 큰 폭의 매출 성장을 보였고, 올해 1분기 전분기와 유사한 성적을 거뒀다. 이는 신성장동력인 기업간거래(B2B), 구독 사업, 웹(web)OS 덕분이다. B2B에서는 냉난방공조(HVAC), 빌트인 가전 등이 호실적에 기여했다.
이같은 1분기 견조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미국 트럼프 정부의 관세 불확실성에 따른 2분기가 본게임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LG전자의 미주 매출 비중은 2024년 연결기준 26.1%(22조8959억 원)인데 미국 외에서 생산되는 제품이 관세 영향권에 있다.
HS(생활가전) 사업부문의 주요 제품인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은 전체 매출의 28.7% 수준을 차지하고 있으며, 한국, 중국, 태국, 미국 등에서 생산되고 있다. ME(TV, 노트북 등) 사업부문의 주요 제품인 영상기기는 전체 매출의 20.1% 정도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한국, 멕시코, 폴란드, 인도네시아, 중국 등에서 생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한국에 25%, 유럽연합(EU) 20%, 인도네시아 32%, 중국 34%, 태국 36% 상호관세를 시행했다. 하지만 보복 관세를 발표한 중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에 관세 90일 유예하기로 했다. 단, 10%의 기본 관세는 부과됐다.
관세 부과시 LG전자가 입을 타격은 상당하다. 삼성증권은 리포트에서 "관세 25%, 원가율 75%를 적용하고, 판가에 비용 전가가 되지 않는다는 극단적 가정 시 최대 1조9000억 원의 잠재적 비용이 순이익에 차감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프리미엄 제품은 수요의 가격 탄력성이 낮고, 2018년 세탁기 관세 인상(20%)시 절반 이상의 비용을 소비자 가격에 전가한 사례가 있어 관세 정책이 변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실제 순이익에 미치는 영향은 1조 원 미만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LG전자의 가격 정책 등 관세 대응력이 향후 판도를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일부 언론에서는 LG전자가 미국 테네시 세탁기·건조기 공장 부지에 냉장고 생산라인을 신축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지난달 25일 조주완 LG전자 대표가 주주총회 직후 미국이 멕시코에 관세를 부과할 경우 테네시 공장에서 냉장고, 오븐 등을 생산할 수 있도록 부지를 준비했다고 밝힌 것도 이 주장에 무게를 실었다.
반면, LG전자 관계자는 "테네시 공장에 유휴 부지가 있는데, 그 유휴 부지에 창고를 건설하는 인허가 신청을 했다"며, "생산 시설로 사용할 계획은 없다"고 일축했다.
박혜연 기자 phy@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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