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삼성기술' 들어간 휴머노이드 개발 가속화

레인보우로보틱스 자회사 편입, 로봇전문가 인력 구성 …삼성AI 접목, 글로벌 입지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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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자회사 레인보우로보틱스에 공을 들이고 있다. 로봇부문을 성장동력으로 삼고, 향후 글로벌 휴머노이드 시장에서 입지를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당장 국내 시장에서 HD현대로보틱스를 넘을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20일 데이터뉴스 취재를 종합한 결과, 삼성전자는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연결 자회사로 편입하며 로봇 사업에서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로봇 전문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한 데 이어, 지난 5일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 신고를 승인받았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국내 최초 2족 보행 로봇 '휴보'를 개발한 카이스트 휴보 랩(Lab) 연구진이 2011년 설립한 로봇 전문기업이다. 

[취재]삼성전자, 로봇 시장 진출 본격화…HD현대로보틱스 게 섰거라

▲(왼쪽부터) 휴보2, 협동로봇 / 사진=레인보우로보틱스


이 기업의 주요 제품으로는 ▲협동로봇(로봇팔) ▲초정밀 지향 마운트(천문 관측용 마운트) ▲인간형 2족보행로봇 ▲4족보행로봇이 있으며, 이중 협동로봇이 캐시 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 또 이 기업은 지난해 3분기 기준 매출의 41%를 연구개발비로 사용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레인보우로보틱스의 매출은 2021년 90억 원에서 매년 두 자릿수 성장률로 증가했다. 2022년에는 전년 대비 51.1% 증가한 136억 원, 2023년에는 12.5% 증가한 153억 원, 지난해에는 26.1% 증가한 193억 원을 기록했다. 

다만 2023년부터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적자는 30억 원으로 전년(-446억 원) 대비 대폭 감축됐다. 인간형 이족보행 로봇의 경우 상업용이 아닌 연구용 제품으로 판매되고 있어 수익성이 아직 높지 않고, 2023년 제 1회차 전환사채의 매도청구권(콜옵션) 행사로 적자가 발생한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해 말 제 1회차 전환사채는 전액 전환완료됐다.

삼성전자는 자사의 소프트웨어, 인공지능(AI) 기술과 레인보우로보틱스의 로봇 기술을 접목해 지능형 첨단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할 계획이다. 또한 삼성전자의 글로벌 영업 인프라로 해외 시장도 공략한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로봇 전문가로 조직을 꾸리고 있다. 지난해 3월 한국로봇학회 19대 회장을 역임한 조혜경 공학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선임했으며, 지난해 말 한종희 대표이사 직속의 미래로봇추진단을 신설하고, 레인보우로보틱스 창업 멤버이자 카이스트 명예교수인 오준호 교수를 삼성전자 고문 겸 미래로봇추진단장으로 임명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규모는 2024년 20억3000만 달러에서 연평균 45.5%씩 성장해 2029년 132억5000만 달러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은 미국과 중국이 주도하고 있다. 미국 테슬라는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를 올해 말까지 자사 공장에 배치하고, 2026년 외부에 판매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으며, 중국 유니트리로보틱스는 지난 2월 일상생활 보조용 'G1'과 산업용 'H1'을 소량 판매한 바 있다. 

한편, 국내 로봇 시장에는 HD현대로보틱스가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기업은 HD현대로부터 2020년 5월 1일 물적분할돼 신규설립됐다. 양사는 주 사업 분야에서 차이가 있지만 경쟁사로 통한다. 

HD현대로보틱스는 전체 매출의 74.6%가 산업용 로봇에서 나온다. 산업용 로봇은 제조업에서 인간을 대체하는 역할을 한다. 반면, 레인보우로보틱스의 경우 협력 로봇을 주로 영위하고 있다. 협력 로봇은 인간을 보조하며, 식음료를 제조하는 등 서비스 영역에서도 활용된다.

HD현대로보틱스의 2024년 매출은 2149억 원으로 레인보우로보틱스(193억 원)와의 격차는 상당하다. 후발주자이지만, 삼성전자를 등에 입은 레인보우로보틱스가 빠르게 HD현대로보틱스를 따라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박혜연 기자 phy@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