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이 매 분기 퇴직연금 적립액을 늘리며 현대차증권을 뒤쫓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이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영업조직을 확대하며 연금사업 확대 의지를 밝혀 향후 퇴직연금 경쟁구도가 더 주목받고 있다.
23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공시된 주요 증권사의 퇴직연금 적립액 추이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4분기 말 적립액 상위 5개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 현대차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으로 집계됐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말 유일하게 30조 원에 육박하는 적립금을 쌓았다. 29조2100억 원으로, 전분기(27조3755억 원) 대비 6.7% 증가했다. 미래에셋증권이 압도적인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2위와 3·4위 증권사의 적립금 차이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은 현대차증권과의 격차를 크게 줄였다.
지난해 4분기 말 현대차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적립금은 각각 17조5151억 원, 15조8148억 원으로 1조7003억 원의 차이를 보였다. 두 기업 간 차이가 전분기(2조3260억 원)보다 6257억 원 줄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은행 앱과의 제휴, 높은 수익률 등을 기반으로 적립액을 늘렸다. 토스뱅크,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과 제휴를 맺고, 각 은행 앱을 통해 개인형 퇴직연금(IRP) 계좌를 개설할 수 있게 했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4년 3분기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방법) 주요 현황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 디폴트옵션고위험BF1은 1년 수익률 26.56%를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연속 증권업계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이어갔다.
지난해 10월 시행된 퇴직연금 현물이전 제도를 통해서도 많은 자금을 유입하는데 성공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말 퇴직연금 현물이전 제도를 통해 유입된 금액이 2000억 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유형별로는 IRP에서 1275억 원, 확정기여형(DC)에서 739억 원이 이전됐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영업조직을 확대하며 연금사업 확대 의지도 보였다. 퇴직연금본부를 퇴직연금 1·2본부 및 퇴직연금운영본부로 확대하고 산하 연금영업부도 5개에서 8개로 확대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 달 중순 퇴직연금 적립금이 16조 원을 돌파하는 등 성장세를 잇고 있다. 지난해 11월 말 15조 원을 넘긴 후 2개월 만에 1조 원을 늘렸다. 퇴직연금 가입자가 직접 운용하는 DC, IRP 적립금이 각각 30%, 60% 증가하며 성장을 주도했다.
4위인 삼성증권도 퇴직연금 적립금을 늘리고 있다. 지난해 4분기 말 15조3857억 원으로, 전분기(14조1110억 원)보다 1조2747억 원 증가했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
[ⓒ데이터저널리즘의 중심 데이터뉴스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