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승부수로 꼽히는 하만이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7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삼성전자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하만의 2023년 매출은 인수 이듬해인 2017년(7조1026억 원) 대비 102.6% 증가한 14조3885억 원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는 2016년 11월 80억 달러(약 9조4000억 원)을 들여 전장부품과 카오디오 등을 담당하는 미국 기업 하만을 인수했다. 국내기업의 해외기업 인수합병(M&A) 사상 최대 규모다.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는 이재용 회장이 등기이사에 오른 뒤 처음으로 진행한 M&A 결과물이었다. 업계는 당시 갤럭시노트7 리콜 사태와 경영권 승계 관련 검찰 수사 등으로 혼란 상태에서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이 회장의 승부수로 평가했다.
이후 하만의 매출은 2017년 7조1026억 원에서 2019년 10조771억 원까지 증가했다. 하지만 2020년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완성차 업체 및 소비자 수요가 감소하며 매출은 9조 원대로 줄었고, 영업이익은 급감하며 실적 부진을 겪었다.
삼성전자는 100개가 넘던 하만의 자회사를 50개 안팎으로 지속 정리하는 등 운영 슬림화에 나섰다. 또 추가적인 M&A 등으로 규모를 키우고, 전기차 시장 부흥에 힘입어 다시 성장세로 돌아섰다.
하만은 자율주행 시장 진입을 위해 차량-사물간 통신(V2X) 기술을 보유한 미국 스타트업 사바리(2021년), 혼합현실(MR)과 증강현실(AR) 기술을 개발하는 독일 아포테스라(2022년)를 인수했다.
또 승객 모니터링 기술을 보유한 이스라엘 카레시스(2022년), 오디오 소프트웨어 기업 프랑스 플럭스(2023년)를 인수하는 등 다각도로 사업을 확장했다.
이같은 전략을 통해 하만 매출은 매년 빠르게 상승했다. 2023년 매출은 2020년에 비해 5조 원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는 전기차 캐즘으로 성장 속도가 둔화됐지만, 수익성은 더 좋아졌다.
하만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은 10조3489억 원으로, 전년 동기(10조4641억 원) 대비 1.1%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8306억 원에서 9163억 원으로 10.3% 늘었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률은 7.9%에서 8.9%로 1.0%p 상승했다.
박혜연 기자 phy@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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