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매출 비중이 큰 삼성SDI가 내년 유럽 전기차 시장 회복의 수혜를 집중적으로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6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삼성SDI의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올해 1~3분기 유럽 매출은 5조531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조345억 원)보다 31.2% 감소했다.
삼성SDI는 유럽 매출 비중이 43.1%로 가장 높다. 이에 따라 유럽 전기차 시장 둔화로 매출 타격을 입었다. 북미가 P6 배터리 확대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의 매출을 유지했지만, 유럽 매출은 30% 이상 줄고, 중국 등 이외 지역의 부진이 겹쳐 3분기 누적 전사 매출이 20.6% 감소했다.
하지만 내년에 유럽 전기차 시장 상황이 달라질 것으로 보여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유럽연합(EU)이 자동차 탄소배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유럽 전기차 시장이 회복세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2025년부터 완성차 업체는 유럽에서 평균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93.6g/km(2021년 기준 대비 15% 감소) 이하인 신차만 판매할 수 있다.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150억 유로(약 22조1000억 원)의 벌금을 납부해야 한다. 2030년부터 2034년까지는 49.5g/km(55% 감소), 2035년부터는 배출량이 0인 친환경차만 판매 가능하다.
EU는 또 지난 10월 4일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최고 45.3%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확정했다. 이로 인해 유럽 내 중국의 점유율이 낮아지고 한국산 전기차와 배터리 제조사가 반사 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따라 배터리3사 중 유럽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삼성SDI가 크게 수혜를 입을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1~3분기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의 유럽 매출 비중은 각각 32.4%(6조2200억 원), 36.3%(1조6947억 원)으로 집계됐다.
또 삼성SDI의 북미 스텔란티스 합작 공장인 SPE(스타플러스에너지)가 내년 본격적으로 가동함에 따라 북미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내년부터 실적이 개선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권준수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SDI의 주요 고객사(BMW, 스텔란티스, 폭스바겐)와 지역별 노출도 감안 시 내년 유럽 CO2 규제 강화 및 신차 출시 효과로 중대형 전지 실적이 하반기로 갈수록 개선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다만 EU 규제에 대한 완성차 업체의 반발이 크고, 유럽 전기차 시장이 실제로 어느 정도 규모로 살아날 지 지켜봐야 한다는 보수적인 입장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유럽이 삼성SDI의 주요 매출처여서 중장기적으로는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시장이 전반적으로 정체돼 있어 내년에 당장 회복된다고 섣부르게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박혜연 기자 phy@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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