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이 ‘더미식’을 앞세워 간편식 사업에 주력하고 있지만 적자늪에 허덕이고 있다. 하림은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간편식에 안착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적자 규모가 갈수록 불어나고 있다.
28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하림산업의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매년 적자가 큰 폭으로 확대된 것으로 집계됐다. 하림산업의 영업손실은 2020년 294억 원, 2021년 589억 원, 2022년 868억 원에 이어 2023년 1096억 원으로 매년 200억~300억 원씩 적자규모가 커졌다.
하림산업은 하림의 식품사업을 담당하는 자회사로 2012년 설립됐다. 불어난 적자는 하림산업의 지분 100%를 보유한 하림지주가 떠앉는다.
하림은 2021년 10월 더미식 라면을 출시하며 본격적으로 간편식 시장에 뛰어들었다. ‘오징어 게임’의 주연 이정재 배우를 광고 모델로 기용하며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치는 등 더미식 알리기에 주력했다.
이에 판관비가 증가하며 영업이익을 적자로 끌어내렸다. 하림산업의 판관비는 2021년 209억 원, 2022년 349억 원, 지난해 642억 원으로 불어났다.
지난해의 경우 705억 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매출원가가 1158억 원에 달했고, 판관비 또한 크게 불어나면서 적자규모가 1000억 원을 넘겼다.
매출 증가도 주력 상품인 라면의 성장이 아닌 냉동식품과 탕류 상품에서 이뤄졌다. 올해 상반기 라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3% 하락한 72억 원을 기록했다.
하림은 더미식 이외에도 스트릿푸드 브랜드 ‘멜팅푸드’, 어린이식 브랜드 ‘푸디버디’를 출시했다. 하지만 이들 브랜드 역시 시장에서 존재감이 크지 않다.
하림은 이같은 상황에도 투자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하림산업은 지난 7월 689억 원을 들여 전북 익산 공장과 물류시설에 투자를 단행했다.
오수민 기자 osm365@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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