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 현대자동차에도 영향을 미쳤다. 신규 출시된 ‘캐스퍼 일렉트릭’을 제외한 기존 라인업 판매가 부진하다. 현대차는 경제형부터 럭셔리, 고성능까지 더 다양한 전기차 라인업을 구축하고, 중장기적으로 EREV로 시장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12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현대자동차의 판매실적을 분석한 결과, 1~8월 국내 누계 전기차 판매 대수는 2만5548대로, 전년 동기(4만6508대) 대비 45.1% 감소했다.
8월 국내 전기차 판매 대수는 4800대로, 전월(3906대)보다 22.9% 늘었다. 지난달 출고를 시작한 캐스퍼 일렉트릭이 1439대 판매된 영향이다. 캐스퍼 일렉트릭을 제외하면 3307대가 판매돼 전월보다 15.3% 줄었다.
기존 차종이 전반적으로 판매 부진을 겪었다. ‘아이오닉6’의 1~8월 누계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63.4% 감소한 2808대로 집계됐으며, ‘아이오닉5’는 15.1% 감소한 1만114대를 기록했다. ‘포터’는 전년 동기 대비 61.9% 감소한 7720대가 판매됐다.
특히 ‘제네시스’ 전동화 모델의 판매량 감소폭이 컸다. 제네시스 G80, GV60, GV70 전동화 모델은 올해 1~8월 999대 판매되며, 전년 동기(5354대) 대비 81.3% 감소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고금리로 인한 수요 둔화, 경쟁 심화에 따른 인센티브 상승 등 불확실한 경영환경이 지속되고 있다”며 “현지 수요와 정책에 적합한 생산·판매 체계를 강화하고 권역별 시장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최근 중장기 전략인 ‘현대 웨이’를 발표했다. 하이브리드와 EREV(Extended-Range Electric Vehicle)로 시장에 대응하며 수익성을 확보하는 한편, 전동화 수요 회복이 예상되는 2030년까지 점진적으로 전기차 모델을 확대할 방침이다.
EREV는 내연기관 엔진으로 생산한 전기로 모터를 구동해 동력을 얻는 차량으로, 내연기관 엔진이 차량 구동에 개입하지 않아 하이브리드가 아닌 전기차로 분류된다.
또 경제형 EV에서부터 럭셔리, 고성능까지 다양한 전기차 라인업을 구축하고, 전기차 모델을 21개까지 확대해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에 시장을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성수아 기자 sa358@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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