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비엠의 부채가 크게 증가하면서 재무건전성이 나빠지고 있다. 하지만, 신용등급은 오히려 상승했다. 신용평가사들은 에코프로비엠의 재무부담 가중보다 실적 성장성에 더 주목하고 있다.
20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에코프로비엠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 회사의 부채비율은 2020년 말 71.0%에서 지난해 말 172.7%로 3년간 101.7%p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부채총계는 3317억 원에서 2조7624억 원으로 2조4307억 원 증가했다. 자본총계도 4673억 원에서 1조5994억 원으로 1조1321억 원 늘었지만, 부채총계 증가세를 따라잡지 못하면서 부채비율이 크게 상승했다.
에코프로비엠은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유럽의 핵심원자재법(CRMA) 등 지정학적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해외에 현지 양극재 생산시설을 확보하고 있다. 현재 헝가리, 캐나다 등의 국가에 양극재 공장 증설이 진행 중이다.
에코프로비엠은 지난해 시설투자를 위한 차입금 확대, 4400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 발행, 매출 확대에 따른 운전자금 부담 등으로 재무부담이 증가하고 있다. 다만, 올해 1분기에는 예정된 설비투자로 차입금이 증가했지만, 매입채무 등 운전자본 감축으로 부채비율을 8.4% 낮췄다.
에코프로비엠의 재무부담이 전체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이 회사의 신용도를 높여 잡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지난해 중순 정기평가에서 회사채 신용등급을 BBB+(긍정적)에서 A-(긍정적)로 올린 후 올해 2월 본 평가에서 A(안정적)로 또 한 차례 올렸다.
또 나이스신용평가는 올해 2월 기업어음과 전기단기사채 모두 A2-에서 A2로 올렸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해 5월 기업어음과 전기단기사채 모두 A3+에서 A2-로 상향 조정한 후 지난해 말에는 등급을 유지했다.
두 기관은 모두 에코프로비엠의 높은 실적 성장성과 하이니켈 양극재의 우수한 시장 지위, 생산능력 확충에 따른 실적 성장성, 이익 창출 규모 확대를 통한 채무상환능력 유지를 신용등급 상승의 근거로 들었다.
에코프로비엠의 매출은 2021년 1조4856억 원에서 2022년 5조3576억 원으로 260.6% 증가했다. 지난해도 전년 대비 28.8% 증가해 6조9009억 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 1분기에는 원재료 가격 하락 등의 영향으로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2조110억 원)보다 51.7% 감소한 9705억 원으로 집계됐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5월 발표한 평가 리포트에서 주요 광물 가격 급락과 전방 수요 성장 둔화 등으로 에코프로비엠의 수익성이 일시적으로 저하되겠으나 하반기부터 국내외 신증설 공장 가동으로 이익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박혜연 기자 phy@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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