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의 신재생에너지(태양광) 사업을 맡고 있는 큐셀 부문(한화큐셀)이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중국 기업들의 저가 물량 공세로 인한 패널 가격 하락이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14일 데이터뉴스가 한화솔루션의 실적발표자료를 분석한 결과, 한화큐셀이 올해 1분기 1871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미국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세액공제액(AMPC) 966억 원이 반영됐지만, 적자를 면치 못했다.
한화큐셀은 글로벌 공급 과잉에 따른 제품 가격 하락으로 영업손실이 났다고 분석했다.
에너지 데이터 조사기업 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BNFF)에 따르면, 2023년 말 중국의 모듈 가격은 와트(W) 당 1위안(약 180원) 이하를 맴돌며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투자로 생산원가 절감에 성공한 결과다.
한화큐셀의 모듈 가격도 2022년 와트 당 546원에서 2023년 346원으로 떨어졌다. 셀도 2022년 294원에서 2023년 138원으로 하락했다.
BNFF는 올해 글로벌 시장 내 태양광 모듈의 평균 가격은 와트 당 11센트(약 150원)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의 공급 과잉이 해결되지 않는 한 가격이 계속 떨어질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한화큐셀 관계자는 저렴한 중국제에 맞설 전략으로 “(저렴한 중국 제품에 맞서) 새로 증설한 미국 ‘솔라허브’에서 값싸고 경쟁력 있는 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제조업 외에 재생에너지 발전소 개발 및 유지보수, 시스템 사업 등 에너지 사업 전반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화큐셀은 올해 흑자달성이 당면과제가 될 전망이다.
증권사들의 실적 전망치를 종합하면, 한화큐셀은 올해 소폭의 영업이익 적자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10개 증권사 중 올해 한화큐셀의 영업이익을 흑자로 전망한 곳이 4개, 적자로 전망한 곳이 6개로 나타났다.
현대차증권은 한화큐셀의 올해 영업이익을 1620억 원으로 예상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미국 시장의 태양광 설치 수요가 늘고, 하반기 동남아산 패널 수입 규제 강화로 재고가 소진될 것으로 분석했다.
강 연구원은 올해 서버 전력 수요가 늘 것으로 예상하면서 특히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의 기업이 대부분의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사용해 태양광 에너지의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한화증권은 한화큐셀이 올해 1899억 원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예상했다. 윤용식 한화증권 연구원는 여전히 미국 내 모듈 재고가 많고, 생산설비 생산능력(CAPA)이 13GW에서 35GW로 증가할 것이라며 모듈 수익성 부진이 장기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한화큐셀의 영업이익은 IRA의 세액공제 혜택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공제 규모에 따라 영업이익이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영업이익 5682억 원 중 36.9%(2096억 원)가 세액공제액였다.
한화큐셀 관계자는 “올해 세액공제액을 5000억 원에서 6000억 원 정도로 보며, 2025년에는 ‘솔라허브’ 카터스빌 공장 가동으로 1조 원을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IRA의 세액공제 규모가 장기적으로 유지될지는 불확실하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가 IRA를 비판하며 폐기를 주장하고 있어 올해 미국 대선 결과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박혜연 기자 phy@datanews.co.kr
[ⓒ데이터저널리즘의 중심 데이터뉴스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