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반도체 업턴 대비 곳간 늘린다

차입금 늘려 보유 현금 보유도 늘어, 지난해 말 7조5873억…투자 재원 선제적 확대 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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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의 현금 보유량이 늘고 있다. 돌아올 반도체 경기 업턴에 대비해 투자 재원을 확보한 것으로 풀이된다. 

8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SK하이닉스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7조5873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4조9770억 원) 대비 57.9%(2조6103억 원) 증가했다. 

이에 대해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차입금이 늘어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의 총 차입금은 지난해 말 29조4686억 원으로, 2022년 말(22조9946억 원) 대비 28.2% 증가했다. 지난해 반도체 업계가 수요 부진으로 인해 수익성 부진을 겪은 가운데 투자 재원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면서 다가올 반도체 업턴(국면 상승)에 대비한 것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의 주요 수익원으로 떠오른 고대역폭메모리(HBM) 관련 투자에 자금이 대부분 투입된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위기 대응을 위해 투자 규모를 절반 수준으로 줄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는 최근 주주총회에서 “과도한 시설투자(CAPEX) 지출은 지양해 현금 수준을 높이고 재무건전성을 제고하겠다”며 “다시 다운턴이 찾아오더라도 안정적인 사업 운영이 가능한 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생산능력 증가 등에 투자한 금액은 6조9510억 원으로, 전년(19조6500억 원) 대비 66.5%(12조6990억 원) 줄었다.

이 가운데 HBM 등 첨단 메모리 관련 투자는 이어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현재 한국, 미국 등에서 HBM 투자를 진행 중이다. 현재는 이천 팹(Fab)에서 첨단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 중인데, 청주 팹에도 HBM을 생산할 수 있는 라인을 증설하고 있다.

또 경기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에 120조 원을 투자해 첨단 메모리 팹 4기를 신설하기로 했다. 용인 클러스터는 현재 부지 조성 공사가 한창으로, 내년 3월 첫 팹을 착공하고 2027년 초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 인디애나주에 HBM 생산공장을 짓는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38억7000만 달러(5조2000억 원)가 투입될 예정이고, 2028년부터 제품을 양산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비핵심자산 매각을 통해서도 현금을 확보했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이천캠퍼스 수처리센터센터를 SK리츠의 자 리츠인 클린인더스트리얼리츠에 1조1203억 원에 매각했다.

한편, 지난해 말부터 반도체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어 향후 전망도 긍정적이다. 인공지능(AI) 수요 증가로 지난해 11월 반도체 수출 증가률이 전년 동월 대비 12.9%로 집계되며 플러스로 돌아섰다. 이후 지난해 12월 21.7%, 올해 1월 56.2%, 2월 67.0%, 3월 35.7%로 5개월 연속 플러스를 이어오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업황 반등과 HBM을 바탕으로 13조 원대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전년 대비 흑자 전환된 수치다.

영업이익이 흑자전환에 성공하면 차입금 부담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최근 업황 반등에 따라 향후 유동성도 건전하게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