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매출 대비 R&D 비중이 두 자리 수를 기록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가치 반도체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SK하이닉스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이 12.8%로 집계됐다. 전년(11.0%) 대비 1.8%p 상승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수요 감소로 인한 반도체 불황 속에서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을 늘렸다. 연구개발비는 4조1884억 원으로 전년(4조9053억 원) 대비 줄었지만,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을 크게 늘리며 R&D에 대한 의지를 높였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모바일·서버·서버용 D램, HBM, 유니버설플래시스토리지(UFS) 등에서 기술 개발 성과를 올렸다.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HBM이다.
HBM은 8개 이상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제품이다. SK하이닉스가 2013년 2월 세계 최초로 개발했고, 2019년 HBM2E, 2021년 HBM3을 내놓았다.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전 세계 HBM 시장점유율은 50%로 1위를 달리고 있다. 현재 엔비디아에 HBM을 독점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세계 최초로 D램 단품 칩 12개를 쌓아 현존 최고 용량인 24기가바이트(GB)를 구현한 12단 적층 HBM3와 HBM3의 확장버전인 HBM3E를 개발했다.
HBM3E는 최근 양산에 돌입했다. HBM3E는 1초당 1.18테라바이트(TB)의 데이터를 처리한다. 풀(Full) HD급 영화(5GB) 230편 분량이 넘는 데이터를 1초 만에 처리할 수 있다. 이달 말 공급을 시작할 예정이다. HBM3E 개발을 알린지 7개월 만에 이룬 성과다.
SK하이닉스의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삼성전자보다 높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매출의 10.9%인 28조3528억 원을 R&D에 투입했다.
HBM이 메모리 반도체 업계의 핵심 제품으로 부상하면서 관련 R&D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 ‘GTC 2024’에서 HBM4의 성능을 공개했다. HBM4는 HBM3E에 비해 대역폭이 40% 확장되고 전력소모는 70% 수준으로 줄어든 제품이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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