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DDR5, HBM 등 고성능 제품을 기반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메모리 반도체가 불황의 터널을 지난 것으로 평가되는 가운데 올해 본격적인 회복세를 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5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SK하이닉스의 잠정 실적(연결 기준)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3460억 원으로 집계됐다. 2022년 3분기(영업손실 1조6605억 원) 이후 5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SK하이닉스는 2022년 하반기부터 반도체 업계 다운사이클에 영향을 받아 영업손실을 이어왔다.
주요 제품인 메모리 반도체가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수요가 크게 줄어 재고가 늘었고,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SK하이닉스는 수요가 떨어지는 제품을 감산하는 등 가격 방어에 나서면서 수익성 확보에 힘썼다.
반도체 다운사이클은 지난해 챗GPT 열풍 속에서 인공지능(AI) 관련 투자가 급증하면서 조금씩 바뀌는 모양새다. 특히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고부가 제품 판매를 기반으로 적자 폭을 줄였다.
SK하이닉스에 따르면, HBM3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5배 이상 증가했다. 연간 1조 원 이상의 매출을 냈을 것으로 보인다. 이 기간 또 다른 주력 제품인 더블데이트레이트(DDR)5도 전년 대비 4배 이상 성장한 매출을 거뒀다.
HBM은 8개 이상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제품이다. SK하이닉스가 2013년 2월 세계 최초로 개발했고, 2019년 HBM2E, 2021년 HBM3를 내놓았다.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HBM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50%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이 각각 40%, 10%로 뒤를 잇고 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올해 초 미디어데이에서 “HBM 시장에서는 확실히 SK하이닉스가 선두”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SK하이닉스는 HBM 부문 선두를 지키기 위해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다. HBM 생산 확대를 위해 청주 M15 공장에 첨단 패키징 라인을 신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올해 HBM 생산능력을 지난해보다 두 배로 늘릴 계획이다.
한편, 삼성전자가 최근 HBM 생산능력(CAPEX) 확대 계획을 밝혀 HBM 주도권을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한진만 삼성전자 DS부문 미주총괄 부사장은 지난달 초 ‘CES 2024’에서 “올해 HBM의 CAPEX를 2.5배 이상으로 늘리려고 하고, 내년에도 그 정도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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