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적자를 겪고 있는 롯데케미칼의 재무부담이 매년 커지고 있다. 순차입금비율이 지난해 말 30%에 육박했다. 이 가운데 올해 3조 원 수준의 시설투자를 진행할 예정이어서 재무부담에 대한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8일 데이터뉴스가 롯데케미칼의 실적 발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순차입금비율은 29.6%로 집계됐다. 2022년 말(14.2%)에 비해 15.4%p 상승했다.
순차입금비율은 순차입금(차입금에서 회사가 보유한 현금 및 예금을 뺀 금액)이 회사의 자본에서 어느 정도를 차지하는지를 나타내는 것이다. 비율이 낮을수록 기업의 재무건전성이 안정적인 것으로 본다. 20% 이하까지 바람직하다고 판단된다.
롯데케미칼은 최근 2년간 석유화학 업황 악화로 영업적자가 발생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3477억 원으로 집계됐다. 2022년에도 7626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실적에 대해 "글로벌 불확실성에 따른 수요 축소, 제품 가격 하락, 중국의 대규모 에틸렌 공장 증설로 인한 공급 부담 확대 등으로 석유화학산업의 시황 악화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케미칼은 영업손실로 인해 현금 유입이 악화된 가운데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면서 재무부담이 커지고 있다. 이 회사의 순차입금비율은 2019년 -2.6%, 2020년 -4.0%, 2021년 -6.1%로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2022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2030년까지 50조 원의 매출을 올리겠다고 밝혔다. 이 중 60%(30조 원)를 고부가 스페셜티와 그린 사업에서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2조7000억 원을 들여 이차전지 소재인 동박을 생산하는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옛 일진머티리얼즈)를 인수하며 배터리 사업 진출을 본격화했다.
롯데케미칼은 2025년 상반기 완공 목표로 인도네시아에 '라인(LINE, LOTTE Indonesia New Ethylene)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반텐주 찔레곤 지역에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5조 원(39억 달러)을 투자해 초대형 석유화학단지를 건설하고 있다.
대규모 화학단지가 조성되면 롯데케미칼은 연산 ▲에틸렌 100만톤 ▲프로필렌(PL) 52만톤 ▲폴리프로필렌(PP) 25만톤 ▲부타디엔(BD) 14만톤 등 17개 종류의 석유화학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다.
롯데케미칼은 올해도 신사업 확대를 위한 시설투자를 이어간다. 올해 연결기준 3조6000억 원의 설비투자(CAPEX)를 집행할 예정이다. 전지·수소 등 미래사업 투자는 지속하되 기존 사업은 투자 시점과 금액을 조정할 방침이다.
그나마 석유화학 시장이 점차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는 점은 희망적이다. 기초소재 사업의 공급 부담이 점진적으로 완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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