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의 부채비율이 매년 나빠지고 있다. 올해 3월 말에는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인수 영향으로 최근 5년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14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롯데케미칼의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올해 3월 말 부채비율은 60.3%로 집계됐다. 전년 말(55.1%) 대비 4.2%p 상승했다.
부채비율은 부채를 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평가하는 대표적인 지표다. 대개 100%이하일 때 안정적이라고 본다.
롯데케미칼의 부채비율은 꾸준히 두 자릿대를 기록하고 있어 안정적인 수준이긴 하다. 다만, 지난 2020년 말 41.4%로 최저점을 기록한 후 2021년 말 48.0%, 2022년 말 55.1%, 2023년 3월 말 60.3%로 3년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점은 부정적이다.
부채 규모 자체가 2020년 말 5조6742억 원에서 올해 3월 말 11조9756억 원으로 두 배 이상(111.1%) 늘어났다. 부채가 10조 원을 넘긴 것은 최근 5년 중 처음이다.
이에 주요 신용평가사 정기평가에서 신용등급이 하락하기도 했다.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은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하향 조정됐다.
신사업 투자를 위해 대규모 투자자금을 소요했다. 롯데케미칼은 오는 2030년까지 전지소재사업에서 연간 매출 5조 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올해 들어서 동박 생산 업체인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구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를 마무리하면서 관련 부채가 부담을 키웠다. 인수에는 총 2조7000억 원이 사용된다. 이 중 1조7000억 원을 금융권 차입으로 충당했고, 추가 자금 마련을 위해 1조2000억 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대규모 자금 조달로 인해 차입금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3월 말 8조1526억 원으로, 전년 말(6조1679억 원) 대비 32.2% 증가했다.
이에 더해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동박 생산 규모를 연간 6만 톤에서 2028년 24만 톤까지 늘릴 계획이라 부담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최근 운영자금 목적으로 1000억 원 규모의 단기차입금 증가를 결정했다.
그간 4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온 점도 재무건전성 악화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석유화학 시황 악화에 직격탄을 맞았다.
다만 2분기에는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실적이 본격적으로 연결편입될 예정이다. 이 기업은 올해 1분기 1636억 원의 매출과 61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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