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유통기업을 선언한 hy가 신성장동력으로 내세운 물류사업에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800억 원을 들여 인수한 배달대행 플랫폼 운영사 부릉과의 시너지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hy가 배달대행 플랫폼 '부릉' 운영사인 부릉(전 메쉬코리아)을 인수한 지 8개월가량 지났지만, 기존 프레시 매니저 네트워크와 부릉을 연계한 신규 서비스 등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변화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hy는 2023년 4월 부릉 인수를 완료했다. hy는 인수대금 800억 원을 투입, 부릉 지분 66.7%를 확보해 최대주주에 올랐다.
hy는 부릉 인수를 통해 사명 변경 당시 밝힌 유통전문기업 비전에 한 걸음 다가섰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hy는 부릉의 앞선 물류시스템을 결합해 라스트마일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며, 양사 간 시너지를 높일 신규 사업모델 구축과 협업도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시 업계 일각에서는 부릉의 실적과 재무구조가 나쁘고, 부릉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요소가 많지 않다는 점을 들어 인수에 회의적인 시선을 보냈다.
실제로 부릉은 최근 수년간 매년 적자가 100억~200억 원씩 늘어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 518억 원의 영업손실과 645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hy는 인수 당시 부릉의 물류 시스템을 결합해 라스트마일(물품이 배송되는 마지막 단계)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었다. 지난 9월에는 부릉이 hy 본사로 이전하면서 IT 기술력과 배송 인프라를 활용한 유통망이 나올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인수 7개월이 넘은 현재까지 양사 간의 구체적인 협업 방안은 나오지 않고 있다.
라스트마일 서비스를 앞세워 유통망을 강화하겠다는 hy는 1만1000명의 프레시 매니저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부릉 배달대행기사가 더해져 2만 명 이상의 배송인력을 확보했다.
배송인력은 확대됐지만, 취급하는 상품군은 제한적이다. hy는 냉장·실온 제품만 취급해 배송하고 있다. 간편가정식 제품 대부분이 냉동제품이기에 업계는 냉장·실온 제품만으로는 유통시장에 안착하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hy 관계자는 부릉과의 협업에 대해 "각 사간의 IT 교류, 배송 확대 부분에 대해 고려 중인 단계"라며 "시간이 많이 걸리는 작업"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성향이 서로 다른 회사가 합쳐진만큼 기업문화 등에 대해 맞춰가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구체적인 비즈니스 모델은 아직 나와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hy가 기업 인수를 통해 도전한 물류사업을 바탕으로 내년이 종합유통기업의 원년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오수민 기자 osm365@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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